달서구의회 여성의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A의원이 여성기자를 성희롱하고 여성의원들을 비하했다"며 A의원과 이를 무마하려한 B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달서구의회
달서구의회 여성의원들은 13일 기자회견을 열어 "A의원이 여성기자를 성희롱하고 여성의원들을 비하했다"며 A의원과 이를 무마하려한 B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달서구의회

성희롱 의혹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대구 달서구의원들에 대한 윤리특별위원회가 열린 가운데 유일한 여성위원인 조복희 의원은 “여성의원으로서 한계를 느낀다”며 돌연 사임했다.

26일 대구 달서구의회에 따르면 조 의원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윤리특위 위원을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의원은 “윤리특별위원 중 유일한 여성의원으로서 사임하게 돼 마음이 무겁다”면서도 “이번 성희롱 문제와 관련해 이렇게나마 하는 것이 성인식 개선을 위해 최선이라고 생각된다”고 사임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희롱과 관련해 많은 국민들이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어제(25일) 윤리특위가 열렸지만 진행 과정에서 여성의원으로서 한계와 모욕감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그는 “윤리특위에서 성희롱 관련 건에 대해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여성 입장을 대변했지만 일부 의원들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못하고 오히려 이를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당혹스러웠다”고 꼬집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윤리특위 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이 유일한 여성 위원에게 “(성희롱 및 비하 발언을)직접 들었냐고, 직접 듣지 않았다면 피해 본 게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한 “무마하려던 의원은 의회를 위해 굉장히 노력한 것으로 본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2차 가해에 대한 심각성 인지 부족을 드러냈다.

조 의원은 “남성 의원 다수의 힘으로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 것을 보고 앞으로 있을 성희롱 관련건을 윤리특위에서 제대로 심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윤리특위 구성 시 성비율과 외부인사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서구의회 윤리특위는 위원장 포함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박종길 위원장과 김기열 부위원장, 김태형·박왕규·박정환·배용식·서민우·이영빈 등 남성 위원 8명과 조복희 여성 위원 1명이 위원직을 맡았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