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내부에 설치된 ‘정의의 여신상’은 한 손에는 법전을, 나머지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이 여신상은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함을 상징하고 있지만, 남성중심적 법체계는 여성들에게 공평하지만은 않다. 가정폭력 피해자에 의한 가해자 사망 사건에서 사법부가 피해 여성의 관점에서 정당방위를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여성신문 

귀가가 늦었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카락을 자르는 등 가정폭력을 일삼던 부친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장원정 판사는 폭행 및 재물손괴 혐의로 기소된 A(51)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겨울경 집에 늦게 들어왔다는 이유로 딸의 머리카락을 자르고, 입고 있던 옷을 찢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해 2월에는 딸의 새 휴대폰을 가져간 후 돌려 달라는 딸의 얼굴에 침을 뱉고 뺨을 때린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평소 아들에게도 폭행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머리를 때리고, 올해 1월에는 안경을 벗기고 상체를 밀치기도 했다.

이러한 A씨의 폭력은 지난 1월 이혼소송 중이던 모친의 신고로 밝혀졌다. 자녀들이 그동안의 가정폭력을 일괄되게 진술하면서 기소가 이뤄졌다.

재판부는 "A씨가 평소 가족들에 대해 폭력적이고 억압적으로 행동해 온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딸의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침을 뱉는 등 폭행은 훈도의 범위를 현저히 뛰어넘는 것"“이라며 딸에게 큰 상처를 주었으리라 판단된다. 자녀들이 A씨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아들에 대한 폭행 정도는 중하다고 보기 어렵다. 이후 임시조치로 A씨는 자택에서 퇴거했다. 이혼도 마무리돼 현재 자녀들과 별거 중이다. 분쟁도 종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