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상호존중하는 좋은경영대상’
[여성과 함께하는 좋은 정책]

제주도 성평등 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제주도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제주특별자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가 ‘마을규약 표준조항 제정’ 등의 정책을 펼치면서 여성 친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거듭 노력을 하고 있다. 도는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20년 상호존중하는 좋은경영대상 - 여성과 함께하는 좋은 정책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주 여성들은 경제참여율은 높지만 가정과 지역사회에서 여성들의 의사를 지역정책에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제주도는 성평등 및 여성 이슈를 점검하고 여성친화도시가 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도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2017년 제주여민회와 공동으로 ‘여성친화도시 제주 실현을 위한 제주 여성 100인 원탁회의’를 개최해 성평등 의제를 발굴했다.

이를 통해 제주지역 마을단위 공동체에서 여성들은 의사결정과정에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있음을 확인하고, 마을 단위 의사결정구조의 뿌리부터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여성의 목소리는 마을 주요 결정에 반영되기 힘들다는 문제 제기가 많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마을규약’이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여성들이 남성과 동등한 주민의 한 사람으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바탕으로 제주도는 2018년 20개마을에 대한 마을대표성 현장조사 및 분석을 실시해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제정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마을규약이란 마을 사람들 간 기본 질서를 잡는 자치규범으로 마을총회, 이장 선출, 임원조직으로서의 개발위원회 구성 등을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태조사 결과 현행 규약은 마을의 실질적인 운영 현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중요 의사결정기구인 개발위원회 구성의 성별 불균형을 해소해나갈 수 있는 조항들이 전무했다.

여성들의 마을 내 의사결정 참여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개발위원회 여성 참여 확대, 마을선거 1인 1표제, 여성들이 준비 등으로 총회 참석을 실질적으로 방해받지 않도록 할 것 등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선진사례 탐방과 전문가 인터뷰를 한 결과 “성평등 마을규약 표준조항을 통해 마을의 의사결정과정이 좀 더 평등한 관점에서 운영되도록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결론을 냈다.

제주도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 마련 ⓒ제주특별자치도

제주도는 2019년부터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성평등마을 모니터링 및 교육, 성평등마을지정,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안을 마련했다. 이후 시범마을 별로 부녀회장, 이장, 부녀회원 2인으로 테스크포스를 구성해 성평등 마을규약 개정안 및 성평등 프로그램을 함께 만들었다.

제주도는 “마을 공동체에서 여성이 과소대표되는 일상적 구조에 변화의 근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성평등마을규약 표준조항들을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마을규약의 존재 자체도 몰랐던 여성들이 주체가 돼 성평등 적인 부녀회안을 만들어내, 마을에서 살아갈 자식세대, 미래 세대까지 생각하면서 마을 운영의 기초를 다지는 실천 주체로 거듭나는 경험을 여성들에게 선사했다.

제주도는 “올해도 5개 마을을 성평등마을로 지정하고 성평등 강의, 여성영화 관람 등의 활동을 펼쳤다”면서 “이들 마을은 내년 마을총회를 열고 규약을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는 2018년 행정부지사 직속으로 전국 첫 ‘성평등정책관’ 직제를 신설했다. 이후 주민 일상과 정책 등 도정 전반에서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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