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 여론에도 압도적 득표로 당선
체육단체 “사회적 물의 일으킨 폭행 주범 사퇴하라
대한체육회도 승인 거부해야”

2010년 10월 2일 최철원 M&M 전 대표가 화물차 기사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10년 12월 2일 최철원 M&M 전 대표가 화물차 기사를 야구방망이로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이른바 ‘맷값 폭행’ 사건 가해자인 최철원(51) 마이트앤메인 대표가 대한아이스하키협회장에 당선됐다.

최 대표는 17일 열린 제24대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 선거에서 전영덕 경희대학교 체육대학 동문회장을 62대 20이라는 압도적인 득표로 이기고 당선됐다. 아이스하키 전용시설 확충, 1기업 1중학클럽팀 운영 및 리그 운영, 실업팀 창단 등 굵직한 공약으로 다수의 지지를 얻었다.

최 대표는 SK그룹 창업주 고(故) 최종건 회장의 조카이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다. 최 대표는 2010년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 승계를 요구하며 SK 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화물차 기사를 사무실로 불러 폭행하고 ‘맷값’이라며 2000만원을 준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사회적 공분을 산 이 사건은 2015년 영화 ‘베테랑’의 소재가 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체육시민연대는 지난 15일 성명서를 내고 “우리는 철인 3종 선수 사망 사건을 계기로 인권 친화적, 윤리적 스포츠 문화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사람의 인권을 폭력과 돈과 권력으로 짓밟는 사람도 회장이 가능하다고 한다”며 “심각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폭행 주범 당사자는 즉각 반성하고 사퇴해야 한다. 대한체육회는 임원 결격사유에 해당하므로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 대표가 회장이 되려면 상급 기관인 대한체육회의 인준을 거쳐야 한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을 임원 결격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체육회는 “인준 요청이 들어오면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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