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불법촬영 피해 교사 어떤 도움 받을 수 있나
학내 불법촬영 피해 교사 어떤 도움 받을 수 있나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0.12.27 14:11
  • 수정 2020-12-27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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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흔한 일이지만
많은 피해 교사·학교가 대응법 몰라”
서울시가 제작한 '불법촬영,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대응가이드북 내용 캡처. ⓒ서울시 ⓒ서울시
서울시가 제작한 '불법촬영, 피해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대응 가이드북 내용 캡처.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음. ⓒ서울시 ⓒ서울시

“충격적이지만 새로운 현상은 아닙니다.” 제주 초등학생의 교사 불법촬영 사건을 접한 현직 초등교사, 인권·교육 활동가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이죠. 교사가 학생보다 위계가 높아도 현장에서는 젠더에 따라 위계가 역전되는 일이 많아요.” 인천 H 초등교사는 최근 인천 남자 초등학생이 50대 여교사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을 전교에 공유해 학교가 뒤집힌 사례를 들려줬다. 피해 교사는 결국 퇴직했다.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 대응 절차 ⓒ교육부 자료 갈무리
학생에 의한 교육활동 침해 사안 대응 절차 ⓒ교육부 자료 갈무리

 

교권보호위원회가 사건 조사해
피해교사 보호·가해학생 징계 조치해야
관할 교육청에 알리고 심각하면 경찰 신고
피해교사 상담·의료·법률 지원도

이처럼 교사가 학교에서 디지털 성범죄를 겪었다면 현행법상 ‘교육활동 침해’를 겪었다고 볼 수 있다. 학생이 교사를 불법촬영하거나 민감한 영상물에 합성한 경우, 수업 중 특정 교사에게 성적 비하 발언을 하거나 신체적 특징을 지적하며 희롱하는 경우 모두 위법이다.

교육활동 침해 사건이 일어나면 교원의지위향상및교육활동보호를위한특별법 등에 따라 학교 차원의 교권보호위원회가 열린다. 학교는 사건 조사, 증거 수집을 거쳐 피해 교원과 가해 학생·학부모에 대한 조치를 권고하고 예방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 과정에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2차 피해를 막고, 사실이 왜곡·와전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 피해 교원의 의사와 무관하게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다. 모든 사건 처리 내용은 관할 교육청에 즉각 보고한다. 필요하면 경찰에도 신고해야 한다. 또 피해 교원이 특별휴가 5일이나 공무상 병가를 사용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가해 학생은 어떤 처분을 받을까. 교장은 교육활동 침해행위를 한 학생에게 ▲학내 봉사 ▲사회봉사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특별교육 이수 또는 심리치료 ▲출석정지 ▲학급 교체 ▲전학 ▲퇴학 처분 중 하나를 내릴 수 있다. 단 의무교육 단계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겐 퇴학을 명할 수 없다. 전학이 가장 센 처벌이다.

학교 차원에서 조정되지 않은 사안은 시·도교권보호위원회가 조정한다. 시도교육청은 이외에도 피해 교원에게 심리 상담·의료 지원, 법률 상담·지원 등을 제공한다. 가해 학생에게는 전문 상담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내 절차와는 별개로 피해 교원이 가해 학생을 고소·고발할 수 있다. 각 시도교육청 교권전담 변호사 또는 위촉자문 변호사의 자문을 받을 수 있다. 해바라기아동센터, 성폭력상담소 등의 전문기관과 상담하고 필요한 중재나 지원을 요청할 수도 있다.

다만 현행법상 14세 미만의 가해 청소년은 성인과 똑같이 형사처벌할 수 없다. 처벌보다는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가해자(촉법소년)는 형사처벌 대신 소년법상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촉법소년은 강력범죄를 저질러도 최장 2년간 소년원 송치가 최대 처분이다. 전과도 남지 않는다. 민법에 따라 가해 학생의 보호자를 상대로 별도의 민사소송을 제기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학교, 쉬쉬하기보다 적극 대응하고
구성원들의 성인지감수성 확인·개선해야”

전문가들은 “학생의 교사 성폭력이 일어날 경우 가장 중요한 것은 학교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말했다. 제주 피해 교사의 사건 대응을 지원한 전교조 제주지부의 김홍선 사무처장은 “많은 교사들이 이럴 때 현행법상 어떤 보호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잘 모른다. 학교도 은밀하고 소극적으로 대응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교감·교장 등 책임자라는 기본적으로 현행법상 교권보호 내용과 절차를 숙지하고, 관련 사안이 생길 때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 교사를 포함한 학교 구성원들과 학부모, 학생들에게도 교권보호 관련 내용을 평소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의 치이즈 활동가는 학교가 사건 처리 내용을 공개하고 학내 문화를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많은 학교가 이런 일이 일어나면 수치스럽다며 쉬쉬해요. 하지만 투명하게 알리지 않으면 오히려 왜곡된 소문만 퍼져요. 가해 학생에게도 피해 교사에게도 나쁜 결과가 생길 수 있어요. 학교 차원에서 가해 학생의 행위가 왜 문제인지, 성적 권리를 침해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른 학생들의 성 인식과 성인지 감수성은 어떤지 확인하고 개선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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