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맘카페에 임산부 선물 봉투 사진 게시돼
‘어머니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
여성들 “너무 불쾌하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지적
보건소 “태교도시 표방하며 제작...현재 사용 안 해”

13일 경기 용인의 한 보건소에서 임산부에게 나눠준 선물 봉투에 적힌 글귀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온라인상에서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용인의 한 보건소에서 임산부에게 나눠준 선물 봉투에 적힌 글귀가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이 온라인상에서 나오고 있다.

13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보건소에 임산부 등록하고 주는 선물을 담아준 봉투에 이런 글이 있어서 시대착오적이라고 생각했다”는 글과 사진이 퍼지고 있다.

비닐봉지에는 ‘이사주당의 삶’이라는 제목과 “스승님의 십 년 가르치심은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만 못하고, 어머니의 열 달 기르심은 아버지의 하루 낳아주심만 못하다”는 글귀가 적혀 있다. 

해당 문구는 조선 시대 여성 실학자인 이사주당이 자녀를 기르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책 ‘태교신기’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맘카페 회원들은 해당 문구가 열 달 출산과정을 비하하고, 부부가 함께해야 하는 임신 및 출산과정의 책임을 여성에게 오롯이 전가하고 있다며 지적했다.

해당 글은 6일 한 맘카페에 올라온 댓글로 알려졌으며, 여기에는 “세상에, 너무 불쾌해요”, “진짜 저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요”라는 댓글이 다시 달렸다.

6일 한 맘카페에 올라온 시대착오적 문구가 논란이 되면서 회원들은 “세상에, 너무 불쾌해요”, “진짜 저런 건 누가 만드는 걸까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봉투를 나눠준 해당 보건소 측은 “용인시가 태교도시를 표방하던 2017년 만든 것으로, 태교와 관련된 것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것 같다”며 “아버지의 마음가짐을 언급해 임산부를 돌보는 마음이 중요하고, 부모가 함께 태교에 힘써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최근 창고에서 몇 장 남아 있던 것을 발견해 봉지가 필요하다는 몇 분에게 드린 것”이라고도 했다.

한 네티즌은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얼마 전에 서울시 임신정보센터 글이랑 비슷하네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5일 임신·출산 정보센터에 출산이 임박한 임신부에게 남편 속옷과 밑반찬을 미리 준비하도록 하는 내용 등을 안내해 비판을 받았다. 이에 서울시는 산하 웹사이트 153개를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 기사 ▶ 만삭 임산부에 “남편 속옷·반찬 준비해라”논란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5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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