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는 장소 기본 설정 '공개'…악용 소지 높아
카카오, 논란 확산하자 기본값 '비공개'로 변경키로

카카오맵 ⓒ카카오맵홈페이지캡쳐
카카오맵 ⓒ카카오맵 홈페이지 캡쳐

카카오의 지도 앱 ‘카카오맵’을 통해 이용자의 개인적인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14일 IT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카오맵 이용자가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해 각종 정보를 올려놓고 해당 폴더를 전체 공개로 설정한 것이 다른 이용자에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맵에는 자신이 즐겨 찾는 장소를 저장(즐겨찾기)하면 폴더를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돼 있다. 

주제별로 폴더를 설정해 여러 장소를 모아볼 수 있기도 하다. 만들어놓은 폴더를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도 있고 공유받은 폴더를 계속 보고 싶은 경우엔 폴더를 구독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장소에 따라 후기를 작성해 놓을 수도 있는데 여기에 군부대 이름과 위치를 드러낸 이용자도 있었고 성매매 업소 리스트를 누구나 볼 수 있는 즐겨찾기 목록으로 해둔 이용자도 있었다.

하지만 폴더 공개 여부를 묻는 기본 설정이 처음부터 '공개'로 돼 있고 폴더 이름을 설정할 때 이 항목이 스마트폰 자판에 가려져 이용자가 설정을 변경하기 어렵게 설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재 정부 가이드라인에는 정보 수집 동의를 받을 때 기본 설정을 '동의'로 해놓지 말라고 명시돼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카카오 측은 "즐겨 찾는 장소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가 아니어서 기본값을 '비공개'로 할 이유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용자들이 실명으로 서비스를 사용하며 민감한 정보를 올려두고 전체 공개로 저장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민감한 정보들을 공개적으로 볼 수 있고 쉽게 접근할 수 있어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우려가 나온다.

카카오 측은 "즐겨찾기 폴더 설정 기본값을 '비공개'로 변경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작업 중"이라며 "추가로 보완할 부분이 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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