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아동단체, 18일 기자회견서 날선 비판
“입양은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가정 찾아주는 것이지
가정에 적합한 아이 제공하는 것 아니다”

18일 오후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입양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 기관에게 맡기지 마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미혼모·한부모단체, 입양인단체 및 아동인권단체가 '입양 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 기관에 맡기지 마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입양을 취소하거나 입양아를 바꾸는 방안을 아동학대 방지대책으로 언급한 데 대해 한부모·아동 시민단체가 "아이는 물건이 아니다"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미혼모·한부모단체, 입양인단체 및 아동인권단체는 오후 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이 공론화되면서 불거진 입양과정의 문제점을 짚기 위해 연 기자회견인데,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아동학대 사망사건을 막기 위한 방지책에 대해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정 기간 안에는 입양을 다시 취소한다든지, 또는 여전히 입양하고자 하는 마음은 강하지만 아이하고 맞지 않는다고 할 경우엔 입양 아동을 바꾼다든지, 입양 자체는 위축시키지 않고 입양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그런 대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입양은 쇼핑 아니다” 문 대통령 ‘아동학대 해법’ 논란, 국민청원까지 http://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6321)

 

18일 문재인 대통령이&nbsp;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이다.&nbsp; ⓒ뉴시스·여성신문<br>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이다. ⓒ뉴시스·여성신문

 

이에 대해 최형숙 ‘미혼모협회 인트리’ 대표는 “아이는 물건이 아니다. 인형도 동물도 아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도현 ‘뿌리의집’ 목사는 “입양은 아이에게 가장 적합한 가정을 찾아주는 것이지 가정을 위해 가정에 적합한 아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박민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는 “오늘 대통령이 ‘입양 후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으면 취소하고 바꿀 수 있다’고 말했는데, 아이는 소모품이 아니다”며 “그런 아동 인권의식 수준으로 어떻게 저출생과 아동학대를 언급할 수 있겠냐”고 밝혔다.

이어 “아이와 엄마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양육 환경에 대한 공적 지원이 있었다면, 아이들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다”며 “(아이의 죽음에)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단지 분노와 추모로 끝날 게 아니라 잘못을 짚고 바꿔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18일 오후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가 '입양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 기관에게 맡기지 마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 앞에서 미혼모·한부모단체, 입양인단체 및 아동인권단체가 '입양 전 친생부모 상담과 아동보호를 입양 기관에 맡기지 마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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