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오는 24일까지 달오름극장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삶 다뤄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 합동무대

ⓒ국립극장
ⓒ국립극장

국립극장은 오는 24일까지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서울 중구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한국 최초 여성 영화감독 박남옥의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삶을 그린 작품이다. 

‘아프레걸(après-girl)’은 6.25전쟁 이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 당대 신조어다. 봉건적 사회 구조와 관습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며 사회 안에서 자신의 주체적 역할을 찾은 여성들을 뜻한다.

박남옥은 1923년 경북 하양 출생이다.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온갖 시련과 절망 속에서도 영화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았고, 전통적 여성상에 도전한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 영화 ‘미망인’(1955)은 박남옥이 남긴 유일한 작품이다. 당대 풍경뿐 아니라 한 여성이 목숨을 걸고 그려낸 치열한 인생을 담았다. 당시 박남옥은 생후 6개월 된 아기를 업은 채 촬영을 이어갔고,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의 밥까지 손수 차리며 현장을 누볐다.

극본은 고연옥 작가, 연출은 김광보 연출가가 맡았다. 2001년부터 지난 20년간 20여 편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두 사람은 시대적 문제의식을 투영하면서도 대중성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 작품을 선보였다. 고연옥 작가는 “박남옥 감독이 영화 한 편을 촬영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은 이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박남옥의 행보는 여성이자, 한 인간으로서 이를 어떻게 극복하고 나아가는지를 보여준다”라고 설명했다.

음악은 음악극⸱발레⸱오페라 등 장르를 넘나들며 왕성한 활동을 펼쳐온 나실인 작곡가가 맡았다. 박남옥의 진취적인 삶을 상승하는 음의 배열로 표현하는 등 작품 속 인물들의 매력과 서사를 음악적으로 담았다. 금배섭 안무가, 박상봉 무대 디자이너, 정재진 영상 디자이너, 이동진 조명 디자이너, 김지연 의상 디자이너, 정윤정 소품 디자이너 등 걸출한 제작진이 함께했다.

이번 공연에는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이 모두 참여한다. 3개 국립극장 전속단체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1년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10년 만이다. 박남옥 역을 맡은 이소연을 비롯해 김지숙·이광복·민은경·김준수·조유아·유태평양 등 국립창극단 간판 배우들이 총출동한다. 객원 배우 김주리(박남옥 역)⸱정보권(이택균 역)씨 등 신예 소리꾼들도 더블 캐스팅으로 함께한다. 국립무용단 장현수 수석 단원이 협력 안무를 맡았으며, 전정아·박준명·박수윤·박소영·이태웅·이도윤 6명의 국립무용단 무용수들이 무대에 오른다. 장광수(대금)·김형석(피리)·장재경(해금)·서희선(가야금)·손성용(거문고)·정재은(아쟁)·이유진(타악) 등 국립국악관현악단 연주자 7명도 함께한다.

이번 공연은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별 실행방안에 따라 ‘좌석 두 칸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 당초 2020년 12월 개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개막이 연기된 바 있다. 공연 예매·문의 국립극장 홈페이지(www.ntok.go.kr) 또는 전화(02-22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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