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를 맞이해 헌정 개정판으로 출간된 연작 자전소설 2권. ⓒ웅진지식하우스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를 맞이해 헌정 개정판으로 출간된 연작 자전소설 2권. ⓒ웅진지식하우스

“요즘도 싱아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다는 독자 편지를 받으면 내 입 안 가득 싱아의 맛이 떠오른다. 그 기억의 맛은 언제나 젊고 싱싱하다. 나의 생생한 기억의 공간을 받아 줄 다음 세대가 있다는 건 작가로서 누리는 특권이 아닐 수 없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한국 문학의 거목, 박완서 작가 타계 10주기를 맞아 그의 대표작 2권이 개정판으로 재출간됐다. 16년 만에 새로운 표지를 입은 책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다.

두 권은 박완서 작가의 연작 자전소설이자 청소년 필독서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랑받고 있다. 최초 출간 후 지금까지 160만 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기존 판에 실린 문학평론가 고(故) 김윤식 선생, 이남호 선생의 작품 해설과 더불어 정이현·김금희 작가의 서평과 정세랑·강화길 작가의 추천사가 함께 수록됐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는 연작 자전소설의 첫 번째 이야기로, 1992년 출간됐다. 박완서 작가가 1930년대 개풍 박적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과 1950년 한국전쟁으로 황폐해진 서울에서의 스무 살까지를 그려냈다. 

강한 생활력과 유별난 자존심을 지녔던 어머니, 이에 버금가는 기질의 소유자인 작가, 이들과 대조적으로 여리고 섬세한 기질의 오빠 등 가족 관계를 중심으로 1930년대 시대상과 자연의 풍광이 유려하게 묘사됐다. 일제 치하에서 보낸 학창 시절, 스무 살에 벌어진 6·25전쟁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도 생생히 엿볼 수 있는 성장소설이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는 연작 자전소설의 두 번째 이야기로, 참혹한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몸부림치던 스무 살 박완서 작가의 자기 고백을 담았다. 주인공 ‘나’가 스무 살이 되던 1951년부터 1953년 결혼할 때까지의 삶을 그렸다. 전쟁의 공포를 생생히 묘사한 한편, 생명과 삶에 대한 갈망의 순간도 포착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의 후속작이자, 작가가 생전에 가장 사랑했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살아온 세월은 물론 흔하디흔한 개인사에 속할 터이나 펼쳐 보면 무지막지하게 직조되어 들어온 시대의 씨줄 때문에 내가 원하는 무늬를 짤 수가 없었다. 그 부분은 개인사인 동시에 동시대를 산 누구나가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고, 현재의 잘 사는 세상의 기초가 묻힌 부분이기도 하여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펼쳐 보인다. ‘우리가 그렇게 살았다우.’”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작가의 말’ 중에서)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