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tAB, 지속가능한 정수 제품 ‘라디스 보틀’
아프리카·아시아 개도국에 보급
국제 빈곤 해결 위해 노력해온
김장생 연세대 인문예술대학 교수가 기획·개발

라오스 주민들이 라디스 보틀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장생 교수

라오스에서는 매년 수많은 어린이들이 메콩강 강물을 그대로 마셔 설사하고 학교를 중퇴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인성 질병으로 매년 전 세계 아동 500만명 이상이 죽어가는 현실이다. 

사회적기업 tAB는 이러한 상황에 놓인 개발도상국 시민들을 돕고자 휴대용 정수기 ‘라디스 보틀’을 개발했다. 

라디스 보틀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수기다. 뚜껑에 UV형태로 돼 있는 램프를 물병에 집어넣고 2분간 소독하면 물속 대장균, 콜레라 및 장티푸스균 등이 사멸한다. 태양광 충전 방식으로 친환경적이다. 

라디스 보틀의 모습이다. ⓒtAB
라디스 보틀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정수기다. 뚜껑에 UV형태로 돼 있는 램프를 물병에 집어넣고 2분간 소독하면 물에 있는 대장균, 콜레라 및 장티푸스균 등이 사멸한다. ⓒtAB

현재 아프리카, 아시아 개도국에서는 흡입형 정수기, 캡슐 형태 정수 제품 등 물을 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대부분 일회용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매번 새 제품을 살 여력이 없다. tAB는 지난 1월 말 한 기업의 후원으로 라오스에 라디스 보틀 1000대를 보급했다. 

라디스 보틀은 올해 초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됐다. 페트병에 오래 담아 둔 물, 약수터 물 등을 정화해 먹을 수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라디스 보틀에 마스크를 넣어 살균해 사용할 용도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 곧 아마존을 통해 미국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김장생(46) 연세대 인문예술대학 교수.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tAB는 김장생(46) 연세대 인문예술대학 교수가 제자와 함께 설립한 사회적기업이다. 김 교수는 15년째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을 찾아 청년들을 상대로 농사법과 생활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가난한 사람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제자와 함께 tAB를 만들었고, 현재 이사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가나안 농군학교 설립자 고(故) 김용기 장로의 손자이기도 하다. “원조보다 자립”이라는 그의 모토는 새마을 운동 모태가 된 가나안 농군학교의 신념이기도 하다. 2006년 우연히 우간다에 방문했다가 아프리카 빈곤 현실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지난해 2월까지 가나에 있다 귀국했다.

김 교수는 “라디스 보틀 4대~5대가 팔리면 1대를 빈국에 기부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tAB에 대해 단순히 ‘정수기를 판매하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라디스 보틀을 아프리카에 배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바로 비행기를 타고 라오스나 우간다 등에 가서 라디스 보틀을 보급하고 싶다”며 “현지 사람들이 라디스 보틀을 사용하며 삶의 변화를 맞이했는지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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