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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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사이(2015~2019년) 섭식장애 환자가 30% 이상 늘었다. 대다수가 10~20대 여성이다. 그중에서도 10대들 사이에서 지나치게 마른 몸매를 추구하는 ‘프로 아나’(찬성한다는 뜻의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의 합성어)가 하나의 유행이 됐다.

『살이 찌면 세상이 끝나는 줄 알았다』는 17년간 섭식장애를 겪은 한 여성의 에세이다. 폭식증을 치료하며 자신을 온전히 사랑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고백한 책이다. 

의상디자인을 공부하고 패션 잡지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날씬해지고 싶어서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했다. 뼈가 튀어나올 정도로 깡마른 몸이 될 때까지 굶으면서 극단적으로 체중을 감량했고, 폭식증이 뒤따랐다. 저자는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온 폭식증의 반복된 발병과 치료 과정을 되짚는다. 잘못된 미의 기준을 만들어낸 여러 심리적 요인과 사회문화적 문제를 지적하고, 우리 사회가 섭식장애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저자에 따르면 섭식장애는 치료가 어려운 질병이지만 겉으로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사회적으로도 아직 올바른 정보와 인식이 부족하다. 저자는 섭식장애로 고민하고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길 권한다. 

SNS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몸을 보고, 미디어가 제시하는 ‘아름다운 몸’의 기준에 노출되는 시대다. 저자는 잘못된 미의식을 주입하는 사회를 비판하며, 살이 쪄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으며 지금 그 모습 그대로 충분하다는 말을 담담히 건넨다.

김안젤라/창비/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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