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자 소방준감, 첫 여성 고위직 올라
여성 첫 소방준감이 탄생하면서 소방 고위관리자급 유리천장에도 금이 갔다. 소방 역사 73년 만이다.
고민자(56) 소방정(4급)이 소방준감(3급)으로 승진하면서 고위관리자급에 처음으로 여성이 올랐다. 여성이 소방준감에 오른 것은 1948년 정부 수립 당시 내무부 치안국 산하 소방과가 설치된 이후 73년 만이다. 동시에 여성이 소방직에 처음으로 진출한 1973년 이후 약 47년 만이다.
고위관리자 계급의 시작인 소방준감은 소방 계급에서 네 번째로 높다. 소방준감 윗 직급으로는 소방감, 소방정감, 소방총감이 있다. 올해 1월1일 기준 전국 소방공무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소방준감 34명 가운데 여성은 고민자 준감 단 한 명이다. 전체 고위관리자 50명 중에서도 여성은 고 준감이 유일하다.
고 소방준감은 제주 일선 소방서에서 근무하다 2018년부터 소방 본청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119구조 상황실장, 운영지원과 서무팀장, 소방청 교육훈련담당관 신설준비단장인 소방정 등 여러 보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특히 119구조상황실장 보임 당시 2019년 4월 발생한 고성 산불로 대응 3단계가 발령됐을 때 중앙119구조본부 출동소방력을 적시에 운용했다.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시에도 국제구조대 구조상황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상황관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성 고위관리직뿐 전국 소방공무원 내 여성 수는 계급이 높아질수록 줄어든다. 올해 여성 소방공무원 중 소방사는 1792명, 소방교는 1586명, 소방장은 1288명, 소방위는 788명, 소방경은 132명, 소방령은 52명, 소방정은 11명이다. 전체 소방공무원 6만1034명 중 여성 소방공무원은 5649명으로 9.3%에 그쳤다. 7.2%였던 2017년에 비하면 소폭 증가한 것이다.
소방 고위직의 견고한 유리천장은 입직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소방관은 남녀 인원을 미리 정해 분리해 선발한다. 이에 따라 전체 소방공무원 5만4015명 중 여성은 5132명(9.5%)다(인사혁신처 ‘2020 통계연보’).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0월 소방청에 소방공무원 채용과정에 있어서 성차별적 요소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시 여성과 남성의 분리 모집·선발, 일부 직무 분야에서 현장 활동 특성을 고려해 남성만 모집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를 해 현장 활동에 적합한 체력기준 마련을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성 채용을 늘려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소방 업무의 특수성 때문인 측면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119구조대는 지원 자격을 특수부대 근무 경력자로 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극히 예외적인 몇몇을 제외하곤 모두 남성이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10월 소방청에 소방공무원 채용과정에 있어서 성차별적 요소를 개선하라고 권고했다. 소방공무원 신규채용 시 여성과 남성의 분리 모집·선발, 일부 직무 분야에서 현장 활동 특성을 고려해 남성만 모집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있었다. 소방청은 소방공무원 체력시험 제도개선에 관한 연구를 해 현장 활동에 적합한 체력기준 마련을 위해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경찰은 오는 2023년부터 순경 공채 때 남녀 선발비율을 폐지하고 성별 구분 없이 통합모집하기로 했다. 이미 2021년도부터 경찰대학교 신입생과 경찰 간부 후보생 선발 시 성별 분리채용을 없앴다. 그 결과 경찰대 여성 합격자 비율은 2019년 12%에서 2021년 22%(11명)로 늘었다.
소방청도 2022년까지 시·도별 소방경 이상 여성 간부 비율 5%까지 늘리기로 했다. 2018년 소방청은 여성 소방공무원의 복지정책을 확대하는 ‘여성 소방공무원 복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해당 기본계획에 따르면 시·도별 소방경 이상 여성 간부 비율 5% 목표를 달성한다. 이는 시·도 소방공무원 인사규정에 반영돼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