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한부모 시설서 '비정상' 발언 논란
미혼·한부모단체들 "명백한 비하 발언...
공식 사죄하라" 촉구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해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서대문구 미혼한부모가족 복지시설을 방문해 시설 설명을 듣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미혼·한부모 가족 복지 시설에서 “엄마도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미혼·한부모 가족 복지 시설인 애란원을 찾아 현장을 살펴보고 운영의 어려움을 들었다. 강영실 애란원 원장이 정신질환이나 지적 장애를 가진 미혼모의 경우 시설에서 더 취약한 상태라고 호소하자 김 위원장은 “(애란원에서) 엄마도 관리하고 아이도 관리해야 하니 힘들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미혼·한부모 시민단체는 김 위원장의 발언에 성명서를 내고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지난 10일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등 8개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미혼모 비정상 발언에 유감을 표하며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며 “우리 사회는 혼인관계에서 자녀가 태어난 경우에만 정상가족으로 바라보면서 미혼모에 대해 비정상이라는 낙인을 찍고 차별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가족다양성을 포괄하는 가족정책을 요구하는 이 시점에 책임 있는 정당의 대표자가 미혼모에 대해 비정상 운운하는 것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자녀를 양육하려고 용기를 내고 있는 미혼모들을 상심하게 하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매우 우려되는 발언”이라며 “김 위원장은 미혼모에 대한 인식개선과 지원에 앞장설 것을 촉구한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는 김 위원장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0일 현안 브리핑에서 “여기에 김 위원장은 ‘미혼모라고 해도 임신하게 한 상대방을 찾을 수 있는 것 아닌가’, ‘미혼모는 부득이하게 임신한 사람의 경우가 태반이냐’라며 미혼모에 대한 이해도 전혀 없는 발언까지 했다”며 “현장의 고충을 듣겠다더니 미혼모를 ‘정상적인 엄마’가 아닌 것으로 낙인찍은 것은 물론, 장애인 비하까지 하며 사회적 편견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의 발언은 차별의식이 기저에 깔린,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고 장애를 비하하고, 미혼모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발언”이라며 “김종인 위원장은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어제 미혼·한부모 생활시설을 방문해 장애인 한부모에 대해 ‘정상이 아니’라는 발언을 했다”며 “이는 명백한 차별, 비하 발언으로 시대와 동떨어진 제1야당 대표의 인권의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애 여부를 정상과 비정상으로 구분하는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으로 볼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부적절하다고 서둘러 수습에 나섰지만 단순한 실언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제1야당 대표의 장애인 차별 발언이라는 점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논란 이후 공식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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