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더·인권운동가 등 4인4색 클럽하우스 후기]
새롭고 편리한 공론장의 등장
나만의 콘텐츠 있다면 좋은 기회
유명인과 대화하는 즐거움에
‘나만 놓칠라’ 심리 자극해 인기지만
다양화보다 계급화...장애인 접근성 낮고
익명성 보장 안돼 자유로운 의사표현 한계

화제의 SNS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봤을까. 스타트업 리더, 인권활동가 등 각기 다른 경험과 배경을 지닌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Vectorstock
화제의 SNS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봤을까. 스타트업 리더, 인권활동가 등 각기 다른 경험과 배경을 지닌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Vectorstock

이어지는 기사▶  넷플릭스 창업자·바이든 참모들과 대화하는 그곳...클럽하우스 써보니 www.womennews.co.kr/news/207714

화제의 음성 기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어떤 가능성과 한계를 봤을까. 스타트업 리더, 인권활동가 등 각기 다른 경험과 배경을 지닌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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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라 K스타트업 CTO ⓒ여성신문

‘나만 놓칠라’ 심리 자극해 인기...기업·브랜드 마케팅에 최적

기업·브랜드 마케팅에 최적화된 플랫폼이라고 본다. 실제로 모 브랜드들이 아예 채팅방에 브랜드명을 내걸고 창립자, 재직자 등과 Q&A 세션을 열면서 구직희망자들과 소통하기도 하더라. 실제로 북미 스타트업이나 미디어·테크 분야 기업들은 클럽하우스를 채용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SNS만 봐서는 그 사람이 어떤지 알기가 힘든데, 여기서는 실제로 대화를 나누고 들으면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인사담당자들이 좋아하더라.

클럽하우스가 이렇게 ‘붐’을 일으킨 배경에는 나만 유행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이용자 풀이 너무 작아서 건너건너 다 알게 되는 구조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역설적으로 자유롭게, 재미있게 말할 수 없고 점점 채팅이 부담스러워질 것이다. 결국 익명성이 보장되는 트위터와 같은 미디어로 돌아가게 될 요인들이 존재한다. (강소라 K스타트업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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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SHARE) 대표 ⓒ여성신문

편하고 자유로운 토론·소통의 장...수익모델에 따라 변질 우려도

‘낙태죄’ 폐지 이후의 한국 사회의 문제를 주제로 채팅방을 열고 소통해봤다. 발제자와 토론자를 정해 진행하는 기존 토론회 형식을 떠나서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낙태죄’에 대해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이야기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질문하면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해외 시민사회·인권 활동가들과도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수익 모델을 고민하고 있다던데, 유튜브처럼 인플루언서에게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가 된다면 플랫폼의 성격이 확 바뀔 것 같다. 자극적인 콘텐츠를 생산하도록 유도하게 만들 수 있다. (나영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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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여성신문

새로운 공론장의 등장...다양화보다 계급화·장애인 접근성 낮아

문자(트위터)에서 영상(유튜브)으로, 또 오디오(클럽하우스) 기반 미디어로 대세가 움직이는 듯하다. 한국에서 얼마나 영향력을 늘릴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 장애인 등 소수자의 접근성이 낮고 상당히 계급화돼 있는 듯하다. 아이폰 사용자만 쓸 수 있는데, 한국에서 아이폰을 사용하는 계층은 어떤 사람들일까. 방 추천 알고리즘에 따라서 자연스레 계급, 인맥이나 정치적 성향을 중심으로 모인 집단끼리만 소통하게 되는데, 결국 ‘섬 우주화’ 경향이 나타나지 않겠나.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음악을 틀거나 책을 낭독하는 경우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한국의 퀴어 커뮤니티, 장애인 인권운동 커뮤니티 등이 만들어지고 부담 없이, 자유롭게 논의를 펼치기에 좋은 장이고, 실제로 그러한 움직임을 목격했다. (손희정 경희대 비교문화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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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경 아름다운재단 전문위원 ⓒ여성신문

유명인과 대화하는 즐거움...나만의 콘텐츠 있다면 좋은 기회

유명인이 많은 펍이나 클럽하우스에서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는 느낌이다. 초기라서 가능한 운 좋은 경험 같다. 코로나19 시국에 만남과 소통이 편리한 플랫폼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다. 기존 토론회나 간담회, 교육 행사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자신만의 콘텐츠가 있는 사람이라면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다.

이용자가 더 늘어나면 각자의 사회적 지위나 인맥 수준에 따라 네트워크가 나뉠 것이고, 채팅방도 끼리끼리 열릴 것 같다. 셀럽들의 채팅방은 일종의 팟캐스트나 유료로 운영될 것 같다. (전현경 아름다운재단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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