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이성간 폭력 실태 조사

서울 지역 중고등학교 남녀 학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청소년 이성간 폭력 경험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에 대한 가해 또는 피해 경험이 정서적 폭력의 경우 38.3%, 신체적 폭력 25.9%, 성폭력 7.4%로 기존 성인의 이성간 폭력 실태에 비해서도 결코 낮지 않은 수치로 밝혀졌다.

서울여성의전화는 지난 4일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청소년 이성간 폭력 실태 및 대안'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실태를 밝혔다. 더욱이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성친구에 폭력을 행사한 경험의 경우(성폭력 제외),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보다 높게 나타나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김미랑 청소년인권보호센터 소장은 “폭력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작용했을 수 있다”며 “폭력에 대해 여성이 훨씬 더 민감하게 자각하고 죄책감을 잘 느낄 수 있게 교육받아 온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일한 상황에서 남자 청소년은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는 것을 여자 청소년들은 폭력을 행사했다며 자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 날 토론회에서는 부모에게 폭력이나 부모의 폭력을 목격한 경험까지도 청소년 이성간 폭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발표됐다. 이에 따라 폭력 부모로부터 자녀를 보호하고 가정폭력을 근절할 수 있는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됐다.

김선희 기자sonagi@wome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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