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노동자 40.7%, 코로나19로 인한 긴급한 돌봄노동 수행
업무·부서변경, 낮은 고과평가, 진급누락 등 직접적 차별경험,
또한 자녀를 둔 여성…진급에 있어서 직급별 평균 4년 더 소요

'엄마들도 개학' <br>​​​​​​​21일 오전 서울 동작구 한 가정에서 초등학교 1학년인 학생이 티비로 통해 어머니와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다. 이제 8살이 된 학생은 유치원 졸업 후 새로운 학교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날 시간을 기대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 꿈은 언제 이룰 수 있는지 답답해 했다. ⓒ홍수형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어린이들이 집에서 엄마와 함께 교육방송을 보고 있다. ⓒ홍수형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정에서 긴급하게 이뤄지는 돌봄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직장에서 불이익을 받을 것에 대한 우려를 더 많이 느끼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여성본부와 중앙연구원은 3·8 여성의 날을 기념해 노총 산하 공공연맹과 공공노련, 금융노조, 항공노련, 의료노련의 남녀 조합원 653명을 대상으로 '직장 내 성평등 조직문화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긴급한 가족돌봄이 지속될 경우 직장 내에서 불이익당할 것을 우려하는 비율은 여성이 70%에 달해 남성(53.8%)에 비해 16.2%p 높았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한 양육 경험은 성별간 큰 차이가 없었다. 응답자의 40.5%가 코로나19 사태로 가족 돌봄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남성은 40.2%, 여성은 40.7%였다. 

육아 등 돌봄의 책임을 떠맡으면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직장 내에서 진급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었다. 여성이 남성과 같은 직급으로 진급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1.3년 길었는데, 직급이 높을수록 진급에 소요되는 기간 격차가 벌어졌다. 대리급은 여성이 남성에 비해 1.0년 느린 반면 과장급은 1.1년, 차장급은 1.6년, 부장급은 1.5년으로 조사됐다. 특히 자녀를 둔 여성은 남성뿐 아니라 자녀가 없는 여성에 비해서도 대리급 4.2년, 과장급 4.2년 진급이 더뎠다. 

한국노총은 "여성은 직장 내에서 남성에 비해 진급의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자녀를 둔 여성은 여러 상황적 요인으로 인해 가장 취약한 집단임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여성은 진급이 어려운 현실로 인해 현재 일자리에서 최종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직급도 남성에 비해 낮았다. 남성의 절반 가까이(46.6%)는 부장급 이상을 기대하는 반면 여성은 29.5%에 그쳤다. 반면 여성의 41.9%가 최종적으로 과장급 이하에 그칠 것으로 보는 반면 남성은 그 비율이 24%였다. 특히 금융업에서 이러한 성별 격차가 심각했다. 특히 금융업에서 이러한 성별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성 중 58.8%가 부장급 이상(부장/이사)을 기대할 수 있다고 응답했으나, 여성은 28.6%에 그쳤다. 반면 기대직급이 비교적 낮은 과장급 이하(사원/대리/과장)인 비중은 남성은 3.9%였으나 여성은 35.0%에 달했다. 

한국노총은 “민간부문의 적극적 고용개선조치 확대, 가족돌봄으로 인한 직장 내 불이익 금지, 직장 내 조직문화 실태 점검, 돌봄의 사회화 정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