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성의 날, 박영선·안철수·오세훈 후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기념행사서 첫 만남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3·8 세계 여성의 날 맞아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 행사를 개최했다. ⓒ홍수형 기자
(왼쪽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홍수형 기자

누가 서울시정을 책임질 ‘성평등 시장’이 될 것인가. 113회 세계여성의 날을 맞은 8일, 처음 얼굴을 마주한 ‘빅3’ 서울시장 후보들은 저마다 여성 권익 향상과 성평등 실현을 약속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주최로 열린 세계여성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각 당의 후보 선출을 마치고 나서 세 후보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서울시장 후보 외에도 박병석 국회의장, 김상희 국회부의장,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비롯해 국회의원 10여명과 여성단체 대표, 각계 인사가 참여했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청와대 업무보고 참석으로 불참했다.

박영선 후보는 행사 시작 전 먼저 착석한 김종인 위원장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두 사람은 악수를 나누며 안부를 물었다. 김종인 위원장은 뒤이어 다가온 오세훈 후보, 안철수 후보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편, 주최 측은 거리두기 2단계에 맞춰 행사장 출입 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했으나 취재진 등이 몰리면서 한때 행사장이 북적였다.

박 “여성시장 탄생 도와달라” 
안 “여당, 피해자 2차 가해” 
오 “‘여행 프로젝트’ 시즌2” 

이날 기념행사는 서울시장 선거유세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후보들은 축사를 하면서도 자신의 여성공약을 소개하며 성평등 실현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박영선 후보는 자주 인용하는 괴테의 『파우스트』의 마지막 구절인 “세상은 여성다움이 이끌어간다”는 말로 축사를 시작했다. 그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경력단절’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 위주 정책에서 경력단절 예방으로 관점의 대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공공구매 의무 구매비율 제도 도입을 통해 여성경제인, 여성 창업을 응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올해 세계여성의 날 슬로건인 #ChoosetoChallenge(도전을 선택하자)를 언급하며 “변화는 도전으로부터 온다. 서울시장의 도전은 첫 여성시장 탄생으로부터 온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후보는 박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안 후보는 강력범죄 피해자 90%는 여성, 범죄에 두려움을 느끼는 여성 비율 등 통계를 인용하며 “대한민국 여성안전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 전반의 여성인권에 대한 의식은 권력자의 성범죄에서도 드러난다”면서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김종철 정의당 대표 등 성범죄 사건이 범여권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특정 이념과 진영과 함께 하는 시민단체, 여성단체조차 침묵의 카르텔 형성했다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 쓰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서도 “아마추어 무능정권”이라며 비판했다.

안 후보는 미투 운동을 언급하며 “천년 묵은 적폐와의 싸움이었으나 나비 한 마리의 날갯짓은 세상을 바꾸는 ‘퍼펙트 스톰’이 되지 못했고 진영논리로 갈라치기해 도중에 시들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한민국 여성들의 눈물 침묵의 아우성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후보는 자신의 여성정책 공약인 ‘여성행복 프로젝트 시즌2’를 언급하며 성평등 실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이’라는 일본의 물고기는 어항에서 키우면 손가락 크기 정도밖에 자라지 않지만, 강에서 키우면 1m까지 자란다”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코이에 비유하면 지금 바다로 향하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갈 길이 멀다. 서울시가 해야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제가 5년간 시장으로 일하며 이른바 ‘여행 프로젝트’로 서울시를 엄청나게 변화시켰다”며 “처음에는 실국본부장이 ‘여성정책은 여성가족정책실에서 할 일’이라고 했으나 여러 번 회의를 거치면서 여성정책은 모든 정책을 실행할 때 여성을 중심해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프로젝트로 유엔 공공행정상 대상을 받았고 이 정책이 해외로 수출돼 이제는 도시행정의 기본이 됐다”면서 “제가 다시 서울시를 책임지게 된다면 여행 프로젝트 시즌2를 시작해 여성이 행복한 서울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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