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여성의 날 여야 후보
기념행사 찾아 성평등 실현 약속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부터). ⓒ여성신문, 뉴시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왼쪽부터). ⓒ여성신문, 뉴시스

매년 3·8 ‘세계 여성의 날’이 되면 정계인사들은 일제히 한 자리에 모여 ‘성평등’을 외친다. 올해 제113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 행사에서도 4·7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여야 후보들은 한 자리에 모여 마이크를 잡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열린 세계 여성의 날 기념식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에 참석했다.

세 후보는 이날 ‘박원순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성평등 서울을 실현할 적임자를 자처했다. 박 후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기 전 고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에게 사과했다. 그는 “박 전 시장과 관련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 번 진심어린 사과를 대신 드린다”며 “피해자 분께서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오실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박 후보의 진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기념식 전 취재진과 만나 “진정성 없는 사과에 분노한다”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 남인순·진선미·고민정 세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정으로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출마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전임 시장 장례식은 물론 장지까지 따라간 사람 아닌가.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고 꼬집었다.

오 후보도 “늦어도 너무 늦은 박영선 후보의 선거용 사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서울시 관계자들이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를 하고, 국가인권위와 법원이 사실상 성추행 사실을 인정했는데도 출마 선언부터 토론회, 수십 차례의 언론 인터뷰에서 박영선 후보의 직접적인 사과나 반성은 전혀 들을 수 없었다”며 “출마 선언 이후 40여일만에 나온 늦어도 너무 때늦은 사과”라고 지적했다.

세 후보 모두 박원순 사건 해결과 서울시정의 변화를 위한 대책보다는 사건을 정쟁으로 삼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기념식은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하는 자리보다는 공약을 홍보하고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유세장을 떠올리게 했다.

박 후보는 첫 여성시장 탄생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올해 세계 여성의 날 슬로건은 #ChoosetoChallenge(도전을 선택하자)”라며 “변화는 도전으로부터 온다. 서울시장의 도전은 첫 여성시장 탄생으로부터 온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심각하다”며 “‘경력단절’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질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 위주 정책에서 경력단절 예방으로 관점의 대전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오 후보는 보육·일·건강·안전 4개 분야로 구성된 ‘여행 2.0 프로젝트(여성이 2배 더 행복해지는 서울)’ 공약을 소개했다. 오 후보는 “제가 5년간 시장으로 일하며 이른바 ‘여행 프로젝트’로 서울시를 엄청나게 변화시켰다”며 “처음에는 실국본부장이 ‘여성정책은 여성가족정책실에서 할 일’이라고 했으나 여러 번 회의를 거치면서 여성정책은 모든 정책을 실행할 때 여성을 중심해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연이은 범여권 권력형 성범죄 사건을 비판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 여성안전 심각한 수준”이라며 “사회 전반의 여성인권에 대한 의식은 권력자의 성범죄에서도 드러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희정 충남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김종철 정의당 대표 등 성범죄 사건이 범여권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특정 이념과 진영과 함께 하는 시민단체, 여성단체조차 침묵의 카르텔 형성했다가 ‘피해호소인’이라는 말 쓰는 등 2차 가해를 서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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