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 사사키 히로시
여성 연예인 ‘돼지 분장’ 기획...외모 비하 파문에 사의 표명

슈카분슌 보도 ⓒ슈칸분슌 웹사이트 갈무리
도쿄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 사사키 히로시(66·사진)가 여성 연예인의 외모를 모욕하는 언동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슈칸분슌 웹사이트 갈무리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모리 요시로 전 조직위원장이 여성 멸시 발언으로 사임한 데 이어, 개·폐회식 총괄 책임자도 여성 연예인 외모 비하 발언을 했다가 사퇴했다.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週刊文春)은 17일 인터넷판 기사를 통해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총괄책임자인 사사키 히로시(66)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여성 탤런트의 외모를 모욕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사사키 디렉터는 지난해 3월 일본 인기 연예인인 와타나베 나오미(33)가 돼지로 분장해 출연하는 내용의 개회식 연출안을 담당 팀원들과 공유했다.

그는 와타나베의 신체 특징에 착안해 영어로 돼지를 의미하는 '피그'(Pig)와 올림픽의 '핏구'(일본어 발음)를 연계해 그가 돼지로 분장해 익살스럽게 연기하도록 하는 ‘올림피그’라는 아이디어를 행사 연출 계획에 담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귀여운 분홍색 의상을 입고 혀를 내밀며 ‘올림피그’라고 말하면 귀엽지 않겠냐”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안은 팀원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폐기됐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사사키 디렉터는 18일 "개회식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내 생각과 발언 내용에 매우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는 취지의 사과문을 발표하고 하시모토 세이코 조직위원장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사사키 디렉터의 사퇴 의사를 수용할 방침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보도했다. 조직위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도 사건 경위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와타나베 나오미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나는 이 체형이라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와타나베 나오미 인스타그램 갈무리
와타나베 나오미는 18일 입장문을 내고 "나는 이 체형이라서 행복하다"고 밝혔다. ⓒ와타나베 나오미 인스타그램 갈무리

와타나베는 소속사를 통해 18일 입장문을 내고 “저는 이 체형이라서 행복하다. 우리가 각자의 개성과 생각을 존중하고 서로 인정하는 즐겁고 풍부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앞서 모리 전 조직위원장은 지난달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이 많으면 회의가 길어진다"라는 여성비하 발언을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9일 만에 물러났다. 일본 언론은 하시모토 신임 조직위원장이 올림픽을 통해 '다양성과 조화'를 구체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새롭게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또다시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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