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숨』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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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내가 다시 숫자와 눈금이 있는 세계로 귀속된다면 상상으로 빚어진 눈은 녹을 것이고, 나는 모퉁이를 돌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저토록 무심히 쌓인 눈 속에서 자신의 길을 찾아가기 위해 움직이기 전까지는 이곳에 서서 그녀를 좀 더 지켜보고 싶었다.” - 조해진, 「눈 속의 사람」 중에서

2019년 대산문학상 수상작인 『단순한 진심』(2019) 이후로 처음 선보이는 조해진 소설가의 네 번째 소설집이다. 자전소설인 「문래」와 2019년 김승옥문학상 우수상을 받은 「환한 나무 꼭대기」를 포함해 총 9편의 소설이 수록됐다. 

2004년 데뷔한 조해진 소설가는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이주민, 입양인, 노동자 빈민 등 소외된 이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을 다수 펴냈다. 이번 소설집에서도 기댈 곳 없이 암 투병 중인 중년 여성, 수은중독이 뭔지도 모른 채 일했던 미성년 노동자들, 이렇다 할 성과 없이 청춘을 보낸 뒤 지쳐버린 남녀의 삶, 특성화고 비정규직 교사, 부당하게 해직된 기자 등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조해진/문학과지성사/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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