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26일 포럼 열어
성백린 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장 등 여성 전문가들
백신 부작용·효능 관련 주요 의문 답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된 우리나라 백신 접종에 관해 제기되는 대표적인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했다.  ⓒPixabay
우리나라 백신 접종에 관해 제기되는 대표적인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이 답했다. ⓒPixabay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크다. 정말로 안전한가?”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나오는데, 현재 개발된 백신이 효과가 있을까?” 
“16세 미만은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그럼 무방비로 코로나19에 노출되나?” 

우리나라 사람들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 가장 궁금해하는 세 가지다.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백신실용화기술개발사업단 단장), 정희진 고려대 의대 교수,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등 여성 전문가들의 답변을 Q&A로 정리했다. 26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여성과총)가 연 제20회 과학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오간 내용이다.

부작용·이상반응? 정상적인 면역반응
몸 상태 좋을 때 접종하고 충분히 쉬어야
직장에선 백신접종 휴가 제공 검토 필요
한국, 백신 접종 늦었지만 집단면역 형성 가능

26일 오후 3시부터 열린 한국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 제20회 '과학 커뮤니케이션' 포럼에서 참여자들이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정희진 고려대 의대 교수, 박현성 교수, 성백린 연세대 교수.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캡처
26일 오후 3시부터 온라인 개최된 한국여성과학기술총연합회 제20회 '과학 커뮤니케이션' 포럼에 현장. 왼쪽부터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 정희진 고려대 의대 교수, 좌장을 맡은 박현성 서울시립대 생명과학과 교수,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캡처

Q.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이 아직 크다. 정말로 안전한가?

A. 그렇다. 현재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으로 언급되는 증상 대부분은 '강력한 면역 반응'이다. 정상적이지만 다소 강력하게 나타나는 면역 반응을 ‘부작용’이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코로나19 백신뿐만 아니라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 등 과거 다른 백신도 발열과 몸살 기운 등 강력한 면역 반응을 발생시킨 바 있다. 다른 요소는 대동소이한데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좀 더 강한 발열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2차 접종 시 RNA백신인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접종자의 10%가 발열 반응을 보였다.

불편한 증상은 대부분 2~3일 후 소멸하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받아들이긴 어렵다. 두려움의 원천은 개별적인 경험이 객관적인 것처럼 둔갑하는 상황 때문이다. (정희진 교수)

Q. 백신을 좀 더 안전하게 접종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할까?

A. 코로나19 백신은 상당히 강력한 면역 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에 두려움을 줄이기 위해서는 몸 상태가 좋을 때 접종해야 하고, 접종 후에도 휴식하는 게 좋다. 직장에서도 백신 접종 휴가를 제공하는 등 사회적 합의가 중요하다. 또 현재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개개인이 신고하는 방식인데, 좀 더 능동적으로 정부 당국이 접종자들에게 이상 반응을 선제적으로 묻는 체계가 필요해 보인다.

아울러 횡단성 척추염, 아나필락시스(전신 알레르기 반응)처럼 중증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드문 경우에 대해서는 해당 질병과 반응에 대해 정부가 국민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할 필요가 있다. 해당 질병에 대한 발생률 자료를 토대로 실제 백신을 접종한 뒤 더 많이 발병하는지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대중과 소통하는 과정이 불안감 해소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 본다. (정희진 교수)

Q. 백신 접종이 늦었다는 우려도 있었다. 집단 면역 형성이 가능할까?

A. 늦은 것은 맞다. 한국은 지난달 25일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105번째로 시작한 것이다. 주도권을 가지고 백신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래도 집단 면역은 가능하다. 단, 정부 발표대로 오는 11월까지 집단 면역을 형성하려면 인구의 80% 정도가 백신을 접종해야 집단 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 실제 고위험군인 고연령층 인구 외에 바이러스 전파의 주체인 젊은 세대까지 접종을 마무리해야 한다. 임산부와 아동 등 백신 효과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대상을 제외하고, 백신 접종 대상자로 분류된 모든 사람에게 가능한 빠르고 안전하게 백신을 접종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정희진 교수)

정희진 고려대 의대 교수가 백신을 둘러싼 두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캡처
정희진 고려대 의대 교수가 백신을 둘러싼 두려움을 해소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 캡처

백신,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 있다
앞으론 모든 변이에 대항할 ‘범용 백신’ 필요

Q. 백신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을까?

A. 그렇다. 초기 변이 바이러스는 미리 발견된 덕분에 현재 상용 중인 백신(모더나·화이자·아스트라제네카·노바백스·얀센)으로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 

단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효과가 1/6 정도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안심할 수 있다. 백신의 항체값이 충분히 높기 때문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그보다 떨어진다고 해도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물론 현재의 백신이 대응할 수 없는 변이 바이러스로 진화할 수 있다. 그 경우에는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추가적인 2차, 3차 접종이 필요할 수도 있다. (성백린 교수)

Q. 변이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은 언제 나오나?

A. 해외에서는 변종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을 제작해 이미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현재는 몇 가지 백신이 각축을 벌이고 있지만 다양한 요소를 혼합한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도 이를 위해 정부가 중심이 돼 기술개발사업단이 백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앞으로는 변종 바이러스 각각에 대응하는 백신을 만들기보다는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항할 수 있는 ‘범용 백신’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독감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인류와 상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독감과 코로나19가 함께 유행하는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예측한다. 그럴 경우 두 가지 바이러스를 함께 막을 수 있는 '트윈데믹 백신'을 정책적으로 준비할 필요도 있다. (성백린 교수)

16살 미만은 바이러스에 무방비?
백신 접종 우선순위 낮을 뿐 문제 없다

성백린 교수는 "특히 초기에 발견한 변이 바이러스는 확산 속도가 빠르고 인간 면역체계에선 벗어나지 않아 현재 백신으로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고 말했다. ⓒPixabay
정은옥 교수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다른 세대에 비해 20세 미만 미성년자 집단에서 감염률과 전파력이 가장 낮다. ⓒPixabay

Q. 16세 미만은 백신 접종 대상에서 제외됐는데, 코로나19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건가?

A. 그렇지 않다. 16세 미만은 백신 접종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우선순위가 다른 집단보다 낮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세대에 비해 20세 미만 미성년자 집단에서 감염률과 전파력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처럼 고연령자, 의료계 종사자 등이 먼저 접종한 뒤에 미성년자들이 접종했을 때 백신 효과가 가장 잘 나타나는 것으로 예측됐다. 다른 그룹보다 나중에 접종해도 사회적으로 문제 되지 않을 것이니 안심해도 된다. (정은옥 교수)

한편 이번 포럼을 진행한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여성과학기술인 주도로 국내외 과학 이슈를 발굴, 올바른 과학정보를 전달하고자 과학커뮤니케이션 포럼을 열고 있다. 이번 20회 과학커뮤니케이션 포럼 내용은 여성과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시 볼 수 있고, 관련 내용은 향후 과학웹진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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