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폭력추방 '하얀리본운동' 창시자 마이클 카프만 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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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태>▶

햐얀 리본은 폭력에 희생된 여성 추모

세계 30개국 남성 비폭력 캠페인 동참

“남자다운 남자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남성들의 두려움이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표현된다.”

여성에 대한 남성 폭력을 추방하자는 남성들의 운동인 '하얀 리본 운동' 창시자이자 공동의장인 마이클 카프만이 밝힌 폭력의 근원이다. 그는 “사람들은 여성에 대한 폭력이 여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것은 폭력을 행사하는 남성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가 우리나라 딸사랑아버지모임의 초청으로 19일 방한했다. 카프만은 “한국의 남성들이 이 운동에 동참하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며 학교와 대학로, 단체 등에서 '하얀 리본 운동'에 대한 강연과 캠페인을 진행했다.

“하얀 색은 서양문화에서 평화를 상징한다. 하얀 리본은 남녀간의 평화를, 여성에 대한 테러리즘을 없애야 한다는 뜻이다. 또 동양권에서는 흰색이 죽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안다. 남성 폭력에 희생된 수천, 수백 명의 여성을 추모하는 의미다.”

'하얀 리본 운동'은 캐나다에서 출발했다. 1989년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에서 한 여성혐오자의 총에 여학생 14명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91년 여학생들의 추모일에 마이클 카프만을 비롯한 3명의 남성들이 하얀 리본을 착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30개국의 남성들이 하얀 리본 운동에 동참하며 반폭력 캠페인과 성폭력센터, 쉼터, 피해여성지원단체 등에 대한 지지와 후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마이클 카프만은 남성의 폭력성이 가부장제 사회의 성차별적인 문화에서 기인한다고 강조했다.

“남자 청소년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라. 그들은 '진정한 남자다움'이 큰 근육과 큰 생식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말하는 방법부터 다르게 대우받고 그들이 세상의 절반, 여성과 남성 가운데 누구인지에 대한 교육을 받았다.”

카프만은 “남자들은 힘이 센 척, 강한 척하지만 진정한 남자가 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하지만 내재된 두려움으로 술을 마시고 취해 버리거나, 이를 폭발시켜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의 가정이나 학교에서 행해지는 체벌에 우려를 나타냈다.

“우리 아이들을 때림으로써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때려도 된다는 것을 묵시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카프만은 남성의 변화, 남성 태도의 변화를 강조했다.

“어떤 형태의 폭력이든 허용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폭력 남성을 변화시킬 수 있는 상담, 대화 프로그램이 중요하다. 하지 말라고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남성을 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노르웨이, 영국 등의 프로그램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남성의 폭력이 문화적인 이유에서 기인한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왜냐하면 폭력이 유전이나 생물학적인 것이라면 그만큼 바꾸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성 폭력을 추방하고 남녀평등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렇게 되면 남성들도 지금보다 더 행복해질 것이다.”

그의 제언이다.

김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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