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여성참정권 시발점, 태화여자관 100주년
[기고] 한국여성참정권 시발점, 태화여자관 100주년
  • 김태은(‘3·1정신과 여성교육100년’·‘여성에게 국가는 없다’ 저자)
  • 승인 2021.04.06 08:37
  • 수정 2021-04-06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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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대학으로 발전한 3·1운동 민족성지 태화관
독립선언식이 거행된 태화관 별유천지 모습. 사진 속 인물은 1926년 당시 태화여자관 성경학교 교감 이효덕(1895~1978)으로, 그는 3.1만세운동 주동자로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독립선언식이 거행된 태화관 별유천지 모습. 사진 속 인물은 1926년 당시 태화여자관 성경학교 교감 이효덕(1895~1978)으로, 그는 3.1만세운동 주동자로 6개월의 징역형을 받았다.

지난 4월4일 3·1운동의 진원지 태화관에서 개관한 대한민국 최초 사회복지시설 태화복지재단이 100주년을 맞았다. 1921년 설립 당시 재단은 ‘태화여자관’으로 불렸다. 1919년 3·1운동 때 민족대표들이 모여 독립선언식을 거행한 서울 인사동 태화관이 ‘여성’에 의해, ‘여성’을 위한 장소가 됐다. 일제강점기와 근대화시기가 겹치며 한국에서의 여권운동은 항일독립운동과 함께 이뤄졌다. ‘민족성지’ 태화관이 ‘여성’의 공간으로 변모한 것 자체가 굉장히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3·1운동이 세상의 절반, 여성에게 끼친 영향은 경천동지라 할 만한 것이었다. 한국 여학생, 즉 여성이 역사의 전면에 최초로 등장한 사건이었다. 남성에 의해 대변될 수 없는 독립된 주체로서 공적영역에 진출했고, 이는 3·1운동으로 수립된 상하이임시정부에서 여성참정권을 얻는 계기가 됐다.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에는 여성들이 만세시위에 광범위하게 참여했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보도되고, ‘대한 독립을 위한 첫 피는 대한 여자에게서 흘렀다’는 기사도 실린다. 서구의 여성참정권이 ‘서프러제트’ 같은 투쟁으로 획득한 것이라 칭송하며, 한국의 여성참정권이 1945년 해방과 함께 미군정에 의해 거저 주어진 것처럼 여겨지고 있는 잘못된 사실을 적극적으로 바로잡아야한다.

애초 미 남감리회여선교부가 복지를 위해 지은 태화여자관은 한국여성들의 자발적 요구로 여학교가 됐다. 또 대표적 항일여성운동단체인 근우회를 비롯, 경성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조선여자청년회 등이 둥지를 틀었다. 옛 신문을 찾아보면 직업부인협회, 가정부인협회, 연합영아보건회, 연합아동보건회 등도 이곳에서 활약했다. 한국여성운동의 초석이 놓여졌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3·1운동 100주년에 여성이 없다’는 탄식이 나올 정도로 여성사적 관심은 미약했다.

필자는 3·1운동 100주년이 되던 2019년 졸저 ‘3·1정신과 여성교육100년’을 통해 태화관이 지금의 명문여성교육기관인 성신학원(성신여대)으로 발전했음을 재발견했다. 태화여자관의 교육 기능은 1936년 성신여학교로 승계됐고, 복지 실무는 서울 수서동에 세워진 ‘태화기독교사회복지관’으로 이전했다. 4월6일 100주년기념예배가 이곳에서 열린다. 태화관이 있던 자리에 조성된 ‘3·1독립선언광장’에 이러한 여성사가 새겨지길 바라며, 4·7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한국여성들이 피로 일궈낸 소중한 한 표의 의미를 되새겼으면 한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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