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될 수 있다고 판단”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를 출입했던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은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많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왕의서재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를 출입했던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은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많아 피해자를 향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왕의서재

서울시 관할 서울도서관이 책 『비극의 탄생』을 5일 열람 금지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도서’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내린 조처다. 

서울도서관 담당자는 6일 오전 여성신문과의 통화에서 “현재 『비극의 탄생』이 홈페이지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조치했다”라며 “책을 둘러싼 비판을 접한 뒤 내부에서 검토를 거쳤고, (이 책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대출 및 열람 금지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열람 제한 도서는 홈페이지에서 검색이 안 되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들은 도서관이 소장하지 않은 책으로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 서울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도서관 측은 “현재는 지난달 희망도서 신청하신 분이 (이 책을) 대출한 상황”이라며 “책이 반납되면 별도의 서가에 비치하고, 계속 열람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서울시 출입기자였던 손병관 오마이뉴스 기자가 펴냈다. 박 전 시장을 옹호하는 내용이 많아 논란이 됐다. 언론인권센터는 지난달 25일 “기자로서 가져야 할 취재윤리를 어긴 책이자 성인지 감수성이 결여된, 피해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2차 가해의 집약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비극의 탄생』이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 11곳에 비치된 것으로 알려지며 재차 비판 여론이 일었다. 5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비극의 탄생』은 서울도서관을 비롯해 서울시교육청 종로·동작·양천도서관 및 마포·영등포 학습관, 강북문화정보도서관, 은평공공도서관, 강동해공도서관, 서초구립양재도서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도서관 등 서울 시내 공공도서관 총 11곳에 비치됐다.

김 의원은 “서울도서관은 서울시청 옆, 구청사에 있다”며 “피해자가 근무하고 있는 시청 건물 바로 옆에서 2차 가해 내용을 시민에게 알려주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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