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공영방송의 중국 베이징 지국 소개하며
인종차별적 언행
여성 진행자는 논란 일자 공개 사과

이탈리아의 유명 TV 프로그램 진행자가 방송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인종차별적 언행을 해 논란이 일었다.

문제의 장면은 12일 밤(이하 현지시간) 이탈리아 우경화 지상파 TV채널 ‘카날5(Canal5)’에서 방송된 시사 풍자 프로그램 ‘스트리샤 라 노티치아(Striscia la notizia)’에서 나왔다.

진행자인 게리 스코티와 미셸 훈지커는 이탈리아 현지 공영방송 라이(RAI)의 중국 베이징 지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양쪽 눈을 찢으며 ‘RAI’를 ‘LAI’로 어설프게 발음했다. 혀를 떨어 소리를 내는 'R' 발음이 익숙치 않은 동양인의 발음과 외모를 비하한 것이다. 현지 시청률 집계를 내는 오디텔에 따르면 당시 이 방송은 466만여명이 시청했다.

문제의 장면은 패션업계 내부 고발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유명한 ‘다이어트 프라다(Diet Prada)’ 등을 통해 현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빠르게 확산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SNS에는 “부끄럽다”, “불쾌하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스코티와 훈지커는 평소 성소수자(LGBTQ) 및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한 활동을 벌여 온 인물들로 알려져 있기에 이번 논란이 더욱 문제시됐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방송의 여성 진행자인 미셸 훈지커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미셸 훈지커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커지자 해당 방송의 여성 진행자인 미셸 훈지커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미셸 훈지커 인스타그램 캡처

논란이 커지자 해당 방송의 여성 진행자인 미셸 훈지커는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사과했다.

그는 “내 직업상 항상 여러분의 피드백을 매일 귀 기울여 듣고 배운다. 내가 한 행동으로 상처를 준 사람들에게 매우 미안하다. 내 의도가 아니었다”며 “나는 항상 사회의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투신해왔고 모든 형태의 차별에 저항해 왔다. 책임감을 느끼게 해준 ‘다이어트 프라다’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