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과장 마케팅 논란

'대리점 갑질'∙'경쟁사 비방 의혹' 등으로 소비자 신뢰 잃어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
13일 서울 중구 LW컨벤션 센터에서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이 진행되고 있다.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경쟁사 비방 의혹' 등으로 이미 소비자 사이에서 인식이 좋지않은 남양유업이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는 발표로 '과장 마케팅' 논란에 휩싸이며 또 불매 운동의 불씨를 당겼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남양유업 불매를 더 열심히 할 것", "믿고 거르는 남양”, "남양스럽다", 남양이 남양했다" 등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한국의과학연구원 주관으로 열린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일부 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불가리스가 품절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불가리스 구매 인증샷과 마트·편의점 매대가 비어있는 사진 등이 쏟아졌다.

주가도 요동쳤다.

발표 당일인 13일에는 주가가 8.57% 오른 38만원에 장을 마쳤으며, 시간 외 거래에서는 10% 더 올라 41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이튿날인 14일에도 장 초반 급등하며 48만9000원까지 올랐지만, 연구결과 신빙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주가가 폭락해 36만500원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검증을 거치지 않은 연구 결과이며 실험 결과가 왜곡됐다며 비판을 제기했다.

식약처는 15일 "긴급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 및 심포지엄 개최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점을 확인했다"며 이에 회사 측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영업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식약처는 남양유업이 해당 연구에 불가리스 제품과 연구비를 지원한 점과 심포지엄 임차료를 지급한 점 등으로 볼때 자사 홍보 목적의 발표라고 보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남양유업이 무리하게 '코로나 마케팅'을 펼쳐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소비자 불매는 물론 사법처리를 받을 가능성도 높아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노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몇년간 남양유업은 소비자 신뢰 추락으로 인해 시가총액도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남양유업의 보통주와 우선주(남양유업우)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 2012년 말(7209억원) 대비 4590억원(63.67%) 줄어든 2619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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