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민자에 ‘불법 외국인’ 표현 사용 금지한다
미국, 이민자에 ‘불법 외국인’ 표현 사용 금지한다
  • 최현지 기자
  • 승인 2021.04.20 15:16
  • 수정 2021-04-20 15: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세관단속국,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용어”
미등록 비시민·이주자·미등록자 등으로 변경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 변경 과정의 일환
사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브롱크스 자치구에서 "기적을 되찾고 싶어"(I Want My Miracle Back) 집회가 열려 시위대가 미국으로의 이주가 금지된 예멘인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이민 담당 정부 기관이 이민자들에게 ‘외국인’을 지칭하는 비하적인 용어 ‘alien’ 등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브롱크스 자치구에서 "기적을 되찾고 싶어"(I Want My Miracle Back) 집회가 열려 시위대가 미국으로의 이주가 금지된 예멘인들의 사진을 들고 있는 모습.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이민 담당 정부 기관이 이민자들에게 ‘외국인’을 지칭하는 비하적인 용어 ‘alien’ 등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 CNN, ABC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민세관단속국(ICE)과 세관국경보호국(CBP) 등 2개 정부 기관은 ‘외국인(alien)’, ‘불법 외국인(illegal alien)’, ‘동화(assimilation)’ 등 이민자를 대상으로 사용한 단어를 내부 정책 문서와 보도자료 등에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들 기관에서는 이런 용어를 ‘미등록 비시민(undocumented non-citizen)’이나 ‘이주자(migrant)’, ‘미등록자(undocumented individual)’, ‘통합(integration)’ 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폭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용어 변화에 “우리는 모든 가족과 지역사회 구성원의 존엄성과 안녕을 보호하기 위한 적법한 법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우리 행정부는 존엄성과 안녕을 우선순위로 두고 이민법 정책을 개정하고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신은 조 바이든 행정부 하의 이런 변화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이민정책을 바꾸는 과정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ABC뉴스는 이날 보도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종종 논란의 여지가 있는 수사를 캠페인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5월 백악관 회의에서 “미국에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이들을 막고 있다. 이들(이민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짐승이다”라고 말했던 것 등을 예로 들었다. 

CNN 또한 같은 날 보도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외국인(alien)’이라는 단어를 불법 이민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는 맥락에서 자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폭스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당선 직후 이민 관련 공식 용어를 변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월 서명한 이민 정책 관련 행정 명령에서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국가와 국경을 보호하고, 남쪽 국경의 인도주의적 과제를 해결하며, 공중 보건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행정 명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강제로 헤어졌던 이민 희망자 가족을 재결합하게 하고,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민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강제로 헤어졌던 이민 희망자 가족을 재결합하게 하고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민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으로 강제로 헤어졌던 이민 희망자 가족을 재결합하게 하고 이민 정책을 재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뉴시스·여성신문

타에 존슨 ICE 총괄책임자는 직원들에게 변경 사항을 알리는 이메일에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고 우리 기관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ICE는 다른 사람에게 모욕적이고 경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로이 밀러 CBP 국장 대행은 “법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동시에 우리와 마주하는 모든 개인의 존엄을 유지해야 한다”며 “우리가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는 중요하며, (이번 변화는) 기관에 구류 중인 이들에게 존엄성을 부여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는 최근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이주자가 급증한 가운데 이뤄졌다. 폭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CPB는 지난달 미국 국경 진입자가 17만2000명이라고 보고했는데, 이는 지난해 3월 3만4000명에 비해 급증했다. 또 CNN 보도에 따르면 CPB에 임시 구금된 보호자 미동반 아동은 지난달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현재 미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방역 규정에 따라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성인 이주자는 대부분 본국으로 송환하고 있다. 그러나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자나 일부 가족은 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 판단하는 동안 임시 체류를 허용한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