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혐의로 기소된 전직 미니애폴리스 경찰관
배심원단 “2급 살인해 포함 모든 혐의 유죄”
유족 “역사의 전환점”...바이든 “정의를 향한 큰 진전”

지난해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지난해 5월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에서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려 시위대가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미국 사회를 들끓게 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 가해자로 기소된 백인 전직 경찰관이 배심원단의 만장일치 유죄 평결을 받았다. 

미 미네소타주 헤너핀 카운티 배심원단은 20일(현지시간) 2급 살인, 2급 우발적 살인, 3급 살인 등으로 기소된 데릭 쇼빈(45) 전 미니애폴리스 경찰관에게 유죄를 내렸다고 AP통신, CNN 등 외신이 보도했다. 

쇼빈은 지난해 5월25일 플로이드가 “숨을 쉴 수 없다”고 20여 차례 절규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목을 무릎으로 짓눌러 제압하는 등,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플로이드를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이 사건은 미국 사회의 공분을 샀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운동을 촉발했다. 

이번 배심원단은 백인 6명, 흑인을 포함한 다인종 6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약 10시간에 걸친 심리 끝에 쇼빈의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 결론을 내렸다. 평결이 내려지자 법원 주변에서 소식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서로 얼싸안고 환호했다고 한다. 

20일(현지시간) 미니애폴리스 전직 경찰관 데릭 쇼빈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의 재판 결과가 나온 후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운데)가 앨 샤프턴(왼쪽) 목사, 벤 크럼프 변호사와 함께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20일(현지시간) 데릭 쇼빈의 조지 플로이드 살해사건의 재판 결과가 나온 후 플로이드의 동생 필로니스 플로이드(가운데)가 앨 샤프턴(왼쪽) 목사, 벤 크럼프 변호사와 함께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회견 중 눈물을 닦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플로이드 유족을 대리한 벤 크럼프 변호사는 성명을 내고 “이번 평결은 역사의 전환점”이라며 “흑인을 위한 정의는 곧 모든 미국인을 위한 정의다. 플로이드의 가족은 힘겹게 쟁취한 끝에 정의를 얻어냈다”고 환영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평결 이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미국의 정의를 향한 큰 진전”이라고 밝혔다고 폭스뉴스 등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연설에서 “지금은 미국인으로서 화합해야 할 때”라며 “현재 원초적인 감정을 이용하려는 이들이 있다. 우리는 그들이 목표를 이루게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은 국가 치안 기준을 만들어 사법 집행을 위한 목 조르기 행위, 공무원이 직무상 한 행위에 대해 형사상, 민사상 완전히 면책되는 제한적 면책특권(qualified immunity)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법이 통과되면 최대한 빨리 서명하겠다고 했다. 

판사의 선고는 약 2개월 뒤에 진행된다. 최대 형량은 2급 살인의 경우 40년, 2급 우발적 살인은 10년, 3급 살인은 25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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