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역사박물관·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20주년 맞아
‘등록문화재, 광화문에서 보다’ 전
7월18일까지 개최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가등록문화재 특별전 ‘등록문화재, 광화문에서 보다’ 포스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일제강점기 한글을 지키고 다듬은 밑거름인 조선말 큰사전 원고, 한글점자 훈맹정음 관련 유물... 격동의 시기를 거치며 결실을 빚어낸 근대문화유산을 서울 광화문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관장직무대리 최장헌)과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국가등록문화재 제도 도입 20주년을 기념해 특별전 ‘등록문화재, 광화문에서 보다’를 개최했다. 독립신문 상해판, 이육사 친필원고 ‘편복’, 조선요리제법, 손기정의 제11회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우승 유물, 양단 아리랑 드레스 등 문화유산을 실물로 직접 볼 수 있다. 

국가등록문화재는 근대문화유산의 멸실과 훼손을 방지하고자 2001년 도입된 제도로,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문화재 활용에 초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 올해 4월5일 기준 총 901건(건축물·시설 등 부동산 586건, 동산 315건)이 등록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실물원본과 영상물 등 46건 8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된다. 1부 ‘앎의 체계, 생활을 바꾸다’에서는 근대 문물을 수용하면서 도량형·의학·그림·요리법 등 전통시대의 앎을 새롭게 전승한 흔적을 조명한다. 침과 주사기, 조선요리제법 등의 문화유산을 볼 수 있다. 

2부 ‘말을 모아 뜻을 통하다’에서는 일제강점기 한글을 새로운 나라말로 삼고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려 했던 노력과 더불어, 사회적 약자였던 시각장애인을 위한 한글점자 창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3부 ‘세우고 짓다’에서는 입체 영상 다큐멘터리를 통해 국가등록문화재에 등록된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다.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인천 선린동 공화춘 등의 건축물이 담겼다. 

마지막 4부 ‘해방, 새로운 문화를 펼치다’에서는 해방 이후 의복문화와 체육·영화 등 분야에서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려 한 흔적을 볼 수 있다. 

전시 마지막에는 국가등록문화재 제도에 대한 설명과 등록현황, 등록 신청절차를 소개했다. 

이번 전시의 주요 자료인 '조선말 큰사전 원고'(왼쪽, 1929~1945)와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1946).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이번 전시의 주요 자료인 '조선말 큰사전 원고'(왼쪽, 1929~1945)와 한글점자 '훈맹정음' 제작 및 보급 유물(1946).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다음달 13일에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과 문화재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 ‘문화재로 근현대사를 보다’가 개최된다. 전문가 토론을 통해 국가등록문화재 제도 도입 20년의 성과를 공유하고 그 의미를 논의한다.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그 무엇도 미래 세대에는 문화유산이 될 수 있다”며 “이번 전시가 가까운 시대를 먼저 살아간 사람들이 남긴 귀중한 흔적을 되새기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남길 흔적의 가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최장헌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직무대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격동의 시기와 변화를 거쳐 전통과 현대의 접목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창조했던 우리 선조들의 열정과 그 결실인 근현대 문화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특별전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7월18일까지 열린다. 마스크 착용, 안전거리 유지, 발열 확인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운영된다. 전시 관련 자세한 사항은 전화(02-3703-920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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