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핵심 노동연령 취업자 54.1만명 감소

대면 서비스업 타격…학교 폐쇄로 돌봄노동 부담 급증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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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용 충격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여성 중에서도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에게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노동자의 비중이 큰 숙박·음식점업, 교육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타격이 집중되면서,  초등학생 자녀를 둔 기혼 여성의 돌봄 부담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2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코로나19 고용 충격의 성별 격차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1차 대확산이 발생한 지난해 3월 핵심 노동연령(25∼54세) 인구 가운데 여성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4만1000명 감소했다.

이는 남성 취업자 수 감소 폭(32만7000명)의 1.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코로나 위기 초기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가 모두 증가하면서 고용이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기혼 여성 취업자가 한 달 내에 실업 상태로 이행할 확률은 1.39%로 남성 0.75%을 크게 높았으며, 기혼 여성 취업자가 아예 경제활동을 중단할 확률도 5.09%로 남성의 1.67%보다 3배에 달햇다.

코로나19 충격을 직접 받은 대면 서비스 업종에서 여성 종사자 비중이 남성보다 높은 것이 여성 취업자 감소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위기 직전인 작년 1월 당시 여성 취업자의 38%가 교육, 숙박·음식점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대면 서비스업에 종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남성 취업자의 대면 서비스업 종사 비중은 13%에 그쳤다.

KDI에 따르면 대면서비스업 등의 업종 변수를 통제하더라도 여성 취업자가 비경제활동인구로 이행할 확률이 통계적으로도 남성보다 유의미하게 높았다.

특히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39∼44세 집단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가장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코로나 위기 중 학교 폐쇄로 인한 자녀 돌봄 부담이 증가하면서 기혼 여성의 노동 공급이 제한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코로나 위기에서 부각된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특히 고용충격이 컸던 대면 서비스업 등 실직자에 대한 고용 지원을 병행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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