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치곤란 쓰레기 고민하던
여성신문 기자들의 ‘제로 웨이스트’ 도전기

ⓒ여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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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식사를 하면 설거지는 피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주방세제와 수세미를 사용해 설거지를 하는데, 두 가지 모두 환경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주방세제의 주성분인 계면활성제는 미생물에 의한 분해가 어렵다. 또, 거품이 햇빛과 산소 공급을 차단해 수생식물의 광합성을 막고 하천의 자정 능력을 떨어뜨린다.

세척력을 높이는 인산염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장을 촉진해 물속의 질소와 인 등의 영양물질이 풍부해지는 ‘부영양화’가 일어나 녹조 현상 등의 원인이 된다.

수세미는 사용할 때마다 조금씩 마모되며 미세 플라스틱을 만들고, 이는 다시 플랑크톤에서 물고기를 거쳐 우리 식탁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래서 조금 극단적이지만 주방세제와 수세미 없는 설거지에 도전했다. 결과적으로는 반은 성공 반은 실패였다.

첫 도전은 냄비, 밥그릇, 컵, 숟가락과 젓가락이었다. 그것들을 싱크대에 넣고 물로 5분 정도 불린 다음 맨손으로 설거지를 시도했다. 생각보다 설거지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만족할 정도로 설거지가 이뤄지기까지 힘이 너무 들었다.

두 번째 도전은 그릇 숫자를 줄였다. 조금 큰 접시 하나와 숟가락과 젓가락만 사용해 식사를 하고 설거지를 시도했다. 씻어야 할 그릇 숫자가 줄어든 만큼 힘은 덜 들었지만 만족할 만큼 씻기까지는 역시 오래 걸렸다.

가장 큰 문제는 '찝찝함'이었다. 먹는 음식 대부분이 기름 성분이 있다 보니 맹물과 맨손의 한계가 명확했다. 반은 성공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식단을 조금 바꾸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힘든 것은 줄어들지 않는다. 결국 어느 지점에서 타협을 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천연세제, 천연 수세미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다. 천연세제로는 대표적으로 식초+밀가루나 베이킹파우더 등이 사용된다. 천연 수세미는 말 그대로 '수세미'라는 식물의 열매 섬유질이 원조다. 이외에도 황마나 전분으로 만든 천연소재 등도 이용된다.

그렇다. 처음부터 이런 천연 재료를 이용해 도전을 했더라면 덜 힘들고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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