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9일 강의서 황당 발언...다음날 사직서 제출
학교 “재발방지 위해 모든 교·강사 양성평등 교육 실시”

여대생들에게 “음담패설에 내공을 가져라”고 강의해 물의를 빚은 숭의여대 A교수가 사직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여대생들에게 “음담패설에 내공을 가져라”고 강의해 물의를 빚은 숭의여대 남성 교수가 사직했다. 학교 측은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했다. 

숭의여대 관계자는 27일 여성신문에 “3월19일 (논란이 된) 강의 다음 날 해당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해 수리했다. 해당 강의는 현재 다른 강사가 맡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교수는 3월19일 한 전공 수업에서 “음담패설에 내공을 가져라”, “남자들의 주된 관심사를 파악해라” 등 내용을 가르쳐 도마 위에 올랐다.

강의 자료에는 ‘남자들은 모였다 하면 음담패설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다. 보통 여성들은 이런 분위기에 불쾌감을 느끼고 거리를 두곤 하는데, 이러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 수가 없다. 내공이 쌓인 커리어 우먼이라면 이런 분위기에 위축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에 녹아드는 것을 볼 수 있다’ 등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사소한 것일지라도 일터에서 개인적인 통화나 인터넷 쇼핑 등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런 사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는 즉시 여자 직장인에 대한 남성들의 고정관념이 더욱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는 내용도 들어갔다.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엔 ‘이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성희롱당해도 웃어넘기라는 거 아니냐?’며 분노하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학교 밖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여성의당 서울특별시당 대학생위원회(위원회)는 3월22일 성명을 내고 “여성을 배제하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음담패설과 성희롱을 정당화하고, 오히려 그 피해자인 여성들에게 이를 묵인하고 나아가 동조할 것을 권유해 문제다. ‘통화 또는 인터넷 쇼핑’과 같은 성별과 상관없는 행위에 ‘여성’을 덧붙여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오히려 강화한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온라인상에 떠도는 글을 퍼와 인용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논란이 일자 A씨는 사과문을 내고 “강의 내용을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다시 한번 학생들에게 죄송하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깊이 살피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숭의여대 관계자는 “사건 발생 이후 문제가 된 강의 내용은 삭제했다. 학교는 재발 방지 차원에서 모든 교·강사를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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