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볼만한 문화 행사 5가지

곧 5월, 코로나19와 바쁜 일상 속에서 잊고 지냈던 사람들을 생각하고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 좋은 계절이다.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사랑하는 이들과 즐길 만한 문화 행사 5가지를 소개한다.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올해 초점은 ‘여성’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여성 감독들의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메인 포스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 여성 감독들의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 메인 포스터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

‘영화는 계속된다(Film Goes On).’ 제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9일 개막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개최됐는데, 올해는 온·오프라인 극장 모두 문을 열었다. 전주 시내 4개 극장, 17개 상영관과 OTT ‘웨이브(WAVVE)’에서 봄날의 영화 축제를 즐길 수 있다.

개막작은 세르비아 출신 스르단 고루보비치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길’이다. 세르비아의 작은 마을에 사는 두 아이의 아버지 니콜라가 겪는 가난과 설움을 통해 빈부격차와 사회 안전망 문제를 꼬집는다. 폐막작은 프랑스 출신 감독 오렐의 애니메이션 ‘조셉’이다. 1939년 스페인 내전 중 독재를 피해 프랑스로 탈출, 수용소에서 생활한 일러스트레이터 조셉 바르톨리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렸다. 이외에도 총 세계 48개국 186편의 영화를 선보인다.

올해 영화제의 주요 키워드는 ‘여성’이다. 국제경쟁 진출작 10편 중 6편이 여성 감독 작품이다. 여성 감독들의 독립영화를 조명하는 ‘스페셜 포커스: 인디펜던트 우먼’과 ‘월드시네마: 스포츠는 여성의 것’ 등 특별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엄혹한 유신독재 시절 최초의 한국 여성 실험영화 집단 ‘카이두 클럽’을 이끈 한옥희 감독의 영화, 방직 공장 노동자에서 국가대표 배구 선수가 된 일본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 등 아시아 여성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감상할 수 있다. 5월8일까지 온라인과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일대.

피카소 탄생 140주년 특별전...‘한국에서의 학살’ 국내 첫 공개

파블로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1951, 합판에 유화.  ⓒ2021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파블로 피카소, ‘한국에서의 학살’, 1951, 합판에 유화. ⓒ2021 - Succession Pablo Picasso - SACK (Korea)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1881~1973) 탄생 140주년 특별전이 서울에서 열린다. 올해는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한국에서의 학살’이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무장 군인들이 벌거벗은 여성들을 총살하려는 모습을 그렸다. 한국전쟁 당시 황해도 신천군에서 벌어진 미군의 한국인 학살을 다룬 작품으로 알려졌다.

국공립 미술관이 국내 반입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반공법 등에 묶여 번번이 실패한 작품이다. 기획사 비채아트뮤지엄은 “발표 70년 만에 한국 땅을 밟는 기념비적인 작품인 만큼 피카소가 남긴 작품을 통해 우리의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피카소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리 테레즈의 초상’, ‘피에로 옷을 입은 폴’ 등 걸작도 대거 만날 기회다. 유화, 판화, 도자기 등 프랑스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 소장 작품 110여 점을 볼 수 있다. 5월1일부터 8월29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언니들이 돌아왔다, 뮤지컬 ‘시카고’ 21주년 기념 공연

뮤지컬 ‘시카고’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뮤지컬 ‘시카고’의 한 장면 ⓒ신시컴퍼니 제공

인기 뮤지컬 ‘시카고’가 지난 2일 코로나19 위기를 딛고 화려한 막을 열었다. 범죄가 끊이지 않던 1920년대 미국 시카고의 클럽을 배경으로 한 여성들의 이야기다. 남편, 애인 등을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된 두 여성 ‘록시 하트’(아이비·티파니 영·민경아)와 ‘벨마 켈리’(최정원·윤공주)를 중심으로, 명성과 인기를 갈망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농염한 재즈 선율과 안무로도 유명하다.

2000년 국내 초연해 21주년을 맞아 화려한 라인업도 화제에 올랐다. 초연부터 전 시즌에 참여하고 있는 최정원, 록시 하트 역으로만 5번째 시즌에 참여하는 아이비 등 ‘시카고의 살아있는 역사’를 쓴 배우들은 물론, 새로 합류한 민경아와 티파니 영의 열연도 호평을 받고 있다. 7월18일까지 서울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

가족과 함께...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접시꽃 길 85번지’

창작극 ‘접시꽃 길 85번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창작극 ‘접시꽃 길 85번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가족의 중요성을 되돌아보게 하는 창작극 ‘접시꽃 길 85번지’를 마련했다.

연극은 성별이 다른 두 ‘승희’가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기 위해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된다. 조선소 용접공인 나승희는 고아가 된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야 어머니에게 차승희라는 아들이 있음을 알게 된다. 나승희는 차승희의 출소 날 교도소를 찾아가 어머니의 장례를 함께 치러주면 보험금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두 승희는 강릉, 강화도, 부산 등을 거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서로를, 돌아가신 어머니를 이해하게 된다. 최용훈 연출, 김숙종 작가, 극단 작은신화가 함께 만든 작품이다. 4월29일부터 5월1일까지 광주광역시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온 가족이 즐기는 음악극...서울시극단, ‘한여름 밤의 꿈’

서울시극단 가족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 ⓒ서울시극단
서울시극단 가족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 ⓒ서울시극단

동양과 서양, 꿈과 현실의 경계가 뒤섞인 도깨비들의 세상에서 펼쳐지는 ‘한여름 밤의 꿈’은 어떨까. 셰익스피어의 동명 고전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음악극으로 탄생했다. 서울시극단의 가족음악극 ‘한여름 밤의 꿈’이다. ‘쉽게 보는 셰익스피어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이다.

‘한여름 밤의 꿈’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가장 낭만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2018년 초연 당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에게 즐거운 공연’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6월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부임한 문삼화 연출, 윤광희 작가, 작곡가 김은영 등 새로운 창작진이 함께한다. 원작의 이해를 돕기 위한 공연 가이드와 공연 중 영어 자막이 함께 제공된다. 5월21일부터 6월13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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