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들 12명에게 물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 2~3배 증가
모든 것 소화 하는 집…“공간 분리 필요”
가장 원하는 공간은 ‘서재’
자연 속 힐링할 수 있는 집 원해

ⓒ김도경 작가
ⓒ원일 작가

코로나19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제 집은 단순히 주거 공간이나 안식처의 역할만 하지 않는다. 재택근무를 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등 집의 의미가 다양하게 확장됐다. 
올해 주거 트렌드도 ‘레이어드 홈’(Layered Home)이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펴낸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는 집의 기본 역할에 새로운 기능이 더해져 무궁무진하게 변화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학생, 취업준비생, 직장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12명의 2030세대 여성들도 집에 대해 “쉼·재충전”의 공간이라고 하면서도 “일도 하고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라고 답했다. 인터뷰에 응한 인원 절반 이상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2~3배로 길어졌다고 밝혔다. 집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서도 ‘쉼과 재충전’이 절반으로 가장 많았으나 ‘휴식과 함께 일·여가를 모두 소화해야 하는 공간’이라는 대답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이들은 살고 싶은 집으로 ‘채광이 좋으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을 가장 많이 꼽았다. 원하는 공간에는 ‘서재’를 선택했다.

비대면 시대를 맞아 2030 여성들의 집에 대한 달라진 가치관을 구체적으로 물어봤다. 

코로나19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 2~3배 증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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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2~3배 늘었어요”

대학생 하주언(23·서울 성북구)씨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면수업과 약속으로 일주일에 최소 5일 정도 외출했는데요. 지금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2~3배 늘었어요. 집은 저에게 안정감을 주는 곳이에요. 집에서는 주로 침대에 누워 있어요. 가끔 넷플릭스를 보기도 하고 유튜브를 통해 홈트도 해요. 드림하우스가 있다면 테라스가 있는 집이에요. 원룸에 살다 보니 채광과 환기가 중요한 것 같아요. 또 넓은 부엌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집에 머무는 시간 3배 정도 많아졌어요”

대학생 이혜준(25·서울시 구로구)씨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3배 정도 많아졌어요. 저는 주로 집에서 쉬고 잠을 자며 재충전해요. 이제는 집에서 공부도 하고 있죠. 외출하지 않아도 집에서 힐링할 수 있는 마당이 있고 거실이 넓은 집에서 살고 싶어요. 그리고 영화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것을 소화 하는 집…공간 분리 필요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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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가기도 어려운 요즘 홈카페가 좋아요”

디자이너 주예영(28·서울 종로구)씨
“커피를 좋아하는 밖순이라 주말 모두 카페에 갔어요. 다만 코로나19가 극심해지면서 주말 중 하루는 집에 있으려고 해요. 요즘에는 집에서 일도 하고 있어서 거실에 공간이 분리된 딱 카페 같은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크고 둥근 2~3인용 테이블과 의자, 조명만 있다면 카페와 비슷하게 연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가부터 학업까지 집에서 하기 때문에 공간 분리가 필요해요”

대학생 전이안(25·경기도 김포시)씨

“코로나19 이후 집에 있는 시간이 5시간 이상 늘었어요. 이제 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됐죠. 밥 먹고 씻고 자는 것 외에 여가생활까지 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여가생활로 넷플릭스와 유튜브를 시청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어요. 요즘에는 온라인 수업을 듣고 있어요. 확실히 여가와 학업을 한 공간에서 하니까 집중력이 많이 저하되는 것 같아요. 공간 분리가 필요해요. 저만의 큰 서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큰 드레스룸과 욕실도요. 살 수 있다면 고급 아파트에서요.”

“공간이 분리된 신축 건물에서 살고 싶어요”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조직부장 성가연(31·서울시 은평구)씨

“저는 코로나19라고 딱히 집에 있는 시간이 늘지 않았어요. 저에게 집은 편하고 아늑하게 쉴 수 있는 곳이에요. 방과 거실, 부엌이 완전히 분리된 투룸 이상 신축 건물에서 살고 싶어요. 그리고 넓은 책상과 큰 창문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집은 업무 공간이자 개인 공간이에요”

개발매니저 김다미(31·서울시 서초구)씨

“원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적었는데 요새는 압도적으로 많아졌죠. 저에게 집은 업무 공간이자 개인 공간인데요. 원스톱서비스 공간 느낌이 강해요. 저는 주로 집에서 쉴 때 핸드폰으로 SNS를 하거나 반신욕을 해요. 살고 싶은 집은 공원을 걸어갈 수 있는 도심의 아파트예요. 자연이 내다보이는 큰 창문이나 베란다가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가장 원하는 공간은 ‘서재’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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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창이 난 독서 공간이 좋아요”

유치원교사 박현지(25·용인시 처인구)씨

“직장을 다니는 것 제외하고 거의 집에 있어요. 코로나19 이전보다 3배 정도 늘었네요. 집에서는 주로 누워서 폰을 하거나 독서, 뜨개질 등 취미생활을 해요. 고양이도 키우고 있기 때문에 고양이가 집을 캣타워처럼 느낄 수 있도록 복층구조의 집에서 살고 싶어요. 저만을 위한 공간으로는 큰 창이 난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서재처럼 일과 공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해요”

취업준비생 이다해(26·서울시 강서구)씨

“저는 거의 하루 종일 집에 있어요. 운동가는 시간 빼면 거의 20시간 정도 있네요. 저에게 집은 이제는 감옥 같아요. 집에서 일도 하고 공부도 하기 때문에 더 이상 마냥 쉬는 공간으로 느껴지지 않아요. 대신 정원이 있고 사람이 별로 없는 곳에 거주하고 싶어요. 또 서재처럼 일과 공부를 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가장 원하는 공간은 서재”

출판편집자 김수현(30·고양시 일산)씨
“유연재택근무제 시행과 함께 일하지 않는 시간에도 외출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이전에 비해 2~3배 늘었어요. 집에 오래 있게 되면서 청소하고 인테리어에 쏟는 시간이 증가했어요. 저는 집에서 작업과 휴식을 모두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일하는 공간, 잠자는 공간, 식사하는 공간, 쉬는 공간이 분리된 집에서 살고 싶어요. 가장 있었으면 하는 공간은 서재예요.”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집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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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오고 가기 좋은 집이요”

취업준비생 정수아(25·용인 처인구)씨

“저에게 집은 정리의 공간이에요. 요즘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이 늘어서 주로 청소 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며 보내고 있어요. 제가 살고 싶은 집은 자연과 문화시설을 오고 가기 쉬운 집이에요. 그리고 집을 효율적으로 공간을 쓸 수 있는 곳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드레스룸을 만들어 옷을 정리하고 소파 아래 거실에서 필요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었으면 해요.”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야외 테라스가 있는 집이요”

디자이너 신정미(26·인천시 계양구)씨

“원래도 집순이 기질이 있어서 집에 있는 시간이 길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터지고 더 줄었죠. 집은 저에게 편안한 공간이에요. 집에서 주로 유튜브·TV를 시청해요. 그림을 그리는 등 취미생활도 가끔하고요. 그래서 집을 좋아해요. 햇빛이 잘 들어오고 따뜻한 집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요즘 TV를 보니까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야외테라스가 끌려요. 테라스에 천장도 있으면 좋겠어요.”

“바닷가 근처 집에서 살고 싶어요”

마케터 효(30·경기 부천시)씨

“저는 밖순이라 주말이면 밖에 나갔는데 지금은 확실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었어요. 저에게 집은 쉬는 공간이에요. 집에서는 아무것도 안 하려고 노력해요. 제일 친한 친구가 지금 바닷가 근처에 살고 있는데 저도 그 옆집으로 이사 가고 싶어요. 큰 창이 나 있는 집에서 자연변화를 바라보며 힐링하고 싶거든요. 채광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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