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매매 집결지 운영한 2명 구속·3명 입건
범죄수익금 62억원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

경찰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수원시
경찰이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서 순찰을 하고 있다. ⓒ수원시

경기 수원시 수원역 앞 성매매 집결지에서 20년 넘게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며 128억원 상당의 불법 수익을 올린 일가족이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생활질서계는 성매매알선등행위의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3남매와 이들의 배우자 등 5명을 입건하고 이 중 50대 A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B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은 1998년부터 올해 3월까지 23년간 수원역 앞 성매매 집결지 내에서 업소 5곳을 운영해오며 남성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128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기존에 성매매 집결지에서 업소를 운영해오던 모친이 사망하자 A씨 남매가 이를 물려받아 영업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당국은 실제 이들이 해당 업소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수사가 시작된 후 이들이 운영하던 업소는 현재 모두 폐쇄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가족 일당은) 채무에 시달리는 여성들을 상대로 선불금을 제공해 성매매로 유인하는 등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몸이 아픈 여성 종업원들의 휴무를 제한하는 등 착취하며 손님을 받도록 강요했다고 알려졌다.

앞서 수원지방검찰청은 지난해 11월 해당 성매매 집결지 내 업소에서 일하던 성매매 종사 여성 2명으로부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내 A씨 등이 운영하는 업소에서 성매매를 강요당하고 금품을 빼앗겼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받아 해당 사건을 관할 수원서부경찰서에 배당했다. 이후 지난 3월 경기남부경찰청이 이를 다시 넘겨받아 수사를 시작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사 과정에서 A씨 등이 운영하던 업소 3~4곳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금융계좌 435개를 분석해 불법 수익 128억원을 확인했고, 이중 동결 가능하다고 판단한 62억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명령을 통해 동결 조치했다. 추징보전은 범죄 피의자가 형이 확정되기 전에 재산을 빼돌려 추징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양도·매매 등 처분 행위를 할 수 없도록 동결하는 조치다.

한편 경찰과 지자체는 지난 2월부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를 ‘여성 안심구역’으로 선포하고 폐쇄회로(CC)TV 설치와 소방 특별조사 진행 등 집결지를 폐쇄하기 위한 계획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에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업주 전원은 영업 중인 업소를 올해 5월31일까지 자진 폐쇄하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집결지 일대에는 40%가량의 업소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시는 여성 종사자의 탈성매매를 위한 지원책도 내놨다. 생계비와 주거비, 직업훈련비 등 약 5억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해 지원 중이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성매매 강요 혐의 수사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폐쇄 세부계획에 따라 시민이 안심하고 통행할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하겠다”며 “앞으로도 가용 경력을 총동원해 성매매 범죄 근절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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