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폴로 11호 조종하며 달 뒷면 최초 관측

미국 우주비행사 마이클 콜린스 ⓒAP/뉴시스
미국 우주비행사 마이클 콜린스 ⓒAP/뉴시스

인류가 처음으로 달에 발을 디딘 위업을 이룬 미국 아폴로 11호의 사령선 조종사, 마이클 콜린스가 별세했다. 향년 90세.

AP∙로이터 등에 따르면 콜린스의 가족은 현지시간 28일 성명을 내고 암 투병 끝에 콜린스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유족은 성명에서 “마이클은 항상 삶의 도전 과제를 품위와 겸손으로 마주했고, 마지막 도전(암 투병)에도 같은 방식으로 맞섰다”며 “그는 자신의 삶을 행운으로 여겼다. 자신의 인생을 슬퍼하지 말고 기념해달라는 그의 소망을 우리는 존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티브 주르시크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직무대행은 성명을 통해 “콜린스는 진정한 선구자”라며 “우리가 더 먼 곳을 모험할 때 그의 정신은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콜린스는 1969년 7월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에 사령선 ‘컬럼비아’의 조종사로 탑승했다.

당시 선장 닐 암스트롱과 달 착륙선 ‘이글’ 조종사 버즈 올드린과 함께였다. 

암스트롱과 올드린은 달 착륙선을 타고 달 표면에 첫발을 내디뎠고, 콜린스는 사령선 조종사로서 21시간 넘게 달 궤도를 혼자 선회하며 이들의 달 착륙 임무를 도왔다. 

그는 궤도비행 도중 처음으로 달의 뒷면을 관측했다.

뒷면으로 향한 사령선과 지구의 교신이 끊기자 콜린스는 48분간 고독 속에서 달의 뒷면을 지켜봤다.

그는 당시 “이곳을 아는 존재는 오직 신과 나뿐이다. 온전히 홀로 있는 이 순간이 두렵지도 외롭지도 않다”는 메모를 남겼다.

이 메모는 5년 후 출간된 그의 회고록에도 수록됐다. 

콜린스는 역사적인 위업을 달성한 아폴로 11호 임무에 동참했지만, 달 표면에 발을 디딘 암스트롱과 올드린보다 세간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에겐 ‘잊힌 우주비행사’, ‘기억하지 않는 세 번째 우주인’ 등의 수식어가 달리곤 했다.

그러다 2019년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이 재조명받았다.

아폴로 11호 임무를 마친 뒤 콜린스는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와 국립 항공우주 박물관장을 지냈고, 우주 관련 서적을 여러 권 출간했다. 

닐 암스트롱이 2012년 8월 심장 수술 이후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난 데 이어 콜린스도 눈을 감으면서 아폴로 11호 3인방 중 생존해있는 유일한 사람은 올드린이 됐다. 

올드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마이크, 당신이 지금까지 어디에 있었든, 앞으로 어디에 있든 간에 당신은 우리를 새로운 미래로 안내할 것”이라고 추모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