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퀸카를 꿈꾸는 여성들

~b7-1.jpg

◀미국 ABC TV에서 방영중인 '익스트림 메이크오버'의 홈페이지와 동아TV '도전! 신데렐라'의 한 장면.

@b7-2.jpg

케이블 TV 가입 가구 1천만 시대를 맞았다. 각 채널마다 성별, 연령, 기호에 따라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공중파에 뒤지지 않는 독자적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그러나 20대부터 50대 여성이 주로 시청하는 패션, 뷰티 관련 여성 프로그램들이 상업성과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방송되기 시작한 이 프로그램들은 '성형미인'의 세태를 조장하는 듯 자극적인 선전문구로 여자 시청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 문제점을 짚어보았다. <편집자 주>

뷰티산업 붐 타고 외모가꾸기 프로그램 늘어 여성지원자 경쟁 치열

“1,240여 명의 지원자 중에서 뽑힌 3명의 평범한 20대 여성의 '미인의 꿈'을 실현해드립니다. 성형, 치과의사들과 전문 피부미용사 및 트레이너, 메이크업 및 헤어 아티스트로 구성된 드림팀의 100일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파격적인 변신의 기회를 갖게 됩니다. 변신 후 지원자 3명의 인생은 어떻게 변할까요?”

모 방송의 프로그램 소개다. 미(美)에 대한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는가. 뷰티산업 규모가 날로 커지고 있다. 국내 뷰티산업 시장이 2001년 기준으로 전체 26조원, 업종별로 화장품, 미용성형, 다이어트 등이 7조원 규모에 달한다.

수입명품, 패션의류 시장은 각각 2조원, 9조원 규모. 주 소비층이 여성이고 예뻐지고 싶은 이들의 욕망이 끊이지 않는 이상 뷰티산업은 '황금알을 낳는'시장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관건은 어떻게 여성들의 욕망을 재생산할 것인가.

뷰티산업 시장에 뛰어든 기업들의 고민일 것이다. 예쁘지 않은 여자들이 등장해 아름다움을 추구해 가는 노력, 변화의 과정을 눈물겹게 보여준다면 어떨까.

성형비용만 수천만원

여자의 '변신'을 보여주는 케이블 TV 여성 관련 프로그램들이 도마 위에 올랐다. 동아 TV의 '도전! 신데렐라-100일 변신 대작전'과 GTV의 '퀸카 만들기 프로젝트'. 제목 그대로 직장인에서 대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외모에 자신 없어하는 여성들을 선발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변신시키는 프로젝트다.

일반 여성들 가운데 지원자 세 명을 뽑아 일정 기간 동안 뷰티산업의 모든 '혜택'을 제공한다. 피부 마사지, 헬스, 수영, 다이어트, 메이크업, 치아 미백, 걸음걸이, 얼굴 성형까지, 1인당 2천만원에서 5천만원 가량의 어마어마한 비용이 드는 작업이다.

선발 기준은 일정 수준의 '끼'와 변하고 싶다는 의지. 경쟁이 치열해 세 명을 선발하는데 1천2백 명 가량의 지원자가 몰렸다고 한다. 게시판에는 “달라지고 싶다”“자신감을 갖게 해달라” 등 여성들의 지원 사연, 자기 PR이 줄을 잇는다. 현재 '퀸카 만들기 프로젝트'는 충청, 대전 지역의 지원자들을 뽑아 3기 촬영에 들어갔다.

미국 ABC TV '익스트림 메이크오버(Extreme Makeover)'의 저작권을 따와 똑같은 포맷으로 방영하고 있는 '신데렐라 프로젝트'는 지난 8일 1회분의 프로그램을 내보냈다.

리얼리티 가장 여성 흥미거리로 다뤄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탓에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여성환경센터의 정은지 간사는 “외모 자체가 경쟁력이고 변신의 과정이 여성의 콤플렉스를 해결해준다는 주장은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길 뿐”이며 “제품들을 협찬받는 과정에서 관련산업이 간접 홍보되는 등 상업주의의 부작용이 크다”고 강조한다. 리얼리티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변신 전과 후를 그대로 보여주는 과정에서 여성을 흥미거리로 다루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다수 시청자들은 “예뻐지고 싶은 욕구는 누구나 있는 것 아닌가.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정작 프로그램을 만든 '도전! 신데렐라'의 이경선 PD는 여성단체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성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해가는 과정 속에서 휴머니즘을 보여주려는 것이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성형은 일부분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무엇보다 말 그대로 여성전문채널이라면 방송하는 내용이 과연 여성이 원하는 것인지 검증되어야 하며 여성비하와 외모중심주의, 성형을 권장하는 등의 내용에 대해선 엄격한 심의 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임인숙 기자isim123@womennews.co.kr

cialis coupon free cialis trial coupon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