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우리는 아빠·오빠의 성폭력을 고발한다
어버이날, 우리는 아빠·오빠의 성폭력을 고발한다
  • 이세아 기자
  • 승인 2021.05.08 14:29
  • 수정 2021-05-24 2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일 광화문 시위 연 친족성폭력 생존자들
“수십년 지나도 피해 말하기 어려운데
공소시효 겨우 10년...누굴 위한 법인가”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여성신문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여성신문

“어버이날,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 1인시위하는 마음... 상상이 되시나요?”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겪은 생존자가) 우리도 효도하고 어른을 존중하고 싶어요.”
“7살 때 성폭력 사촌오빠는 처벌받지 않았다.”
“그럴 사람 아니야 말하지 마세요. 옆에 있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어버이날인 8일 정오,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 늘어섰다.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위한 액션 공폐단단’에서 활동하는 생존자 김영서씨, 단단, 명아, 민지, 이파리, 푸른나비, 풀이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 손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 민지 씨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신문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 민지 씨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여성신문

‘어버이날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전면 폐지를 위한 선언’ 전단도 배포했다. “가해자가 가족인데도 평생을 가족으로 여겨야 하나요? 법 앞에서만이라도 가해자를 가해자로 부를 수 있게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합니다. (...) 우리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겪은 것이 아닙니다. 가해자가 씻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사회와 국가도 우리 피해자들에게 진정한 어른이 돼 주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수는 시위대를 바삐 지나쳤지만, 발길을 멈추고 전단을 찬찬히 읽어보거나 ‘힘내시라’고 말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시위 참여자들이 든 손팻말. ⓒ여성신문
어버이날인 5월8일,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열었다. 사진은 이날 시위 참여자들이 든 손팻말. ⓒ여성신문

친족성폭력 공소시효는 10년이다. 디엔에이(DNA) 증거 등 과학적 증거가 있으면 10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래도 최장 20년에 불과하다. 피해자가 13살 미만인 경우엔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천륜이 천벌’이라고 말할 정도로 가족관계를 끊기 어려운 현실, 수십 년간 후유증을 겪으면서도 피해를 말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하면 친족성폭력에 공소시효를 둬선 안 된다고 생존자들은 말한다.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55.2%는 첫 상담을 받기까지 10년 넘게 걸렸다(한국성폭력상담소 2019 상담통계)는 통계도 있다. 

국회에서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무소속 양정숙 의원은 지난 1월 친족성폭력 범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친족성폭력 사실을 알게 된 친족이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할 경우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성폭력방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편 친족성폭력 생존자들은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 광화문에서 친족성폭력 공소시효 폐지를 촉구하는 정기 1인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여성신문은 1988년 창간 이후 여성 인권 신장과 성평등 실현을 위해 노력해 온 국내 최초, 세계 유일의 여성 이슈 주간 정론지 입니다.
여성신문은 여성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여성의 '안전, 사회적 지위, 현명한 소비, 건강한 가족'의 영역에서 희망 콘텐츠를 발굴, 전파하고 있습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를 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은 여성신문이 앞으로도 이 땅의 여성을 위해 활동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여성신문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