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양승조 충남도지사]
단체장 첫 대선 출마 선언
4선 의원‧당 원내대표 거쳐

양승조  충남도지사 ⓒ충남도
양승조 충남도지사 ⓒ충남도

양승조(62) 충남도지사가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방자치단체장으로는 처음이다. 충남도지사가 대선 도전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당시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한 이후 2번째다. 국회에서 17대부터 20대까지 내리 4선 의원을 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낸 그는 ‘복지 전문가’로 꼽힌다.

양 지사는 여성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국가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인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라고 물으며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과 ‘더불어 잘 사는 대한민국’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는 “국민의 행복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로막는 심각한 3대 위기”로 사회양극화‧저출산‧고령화를 꼽았다.

-대선 출마 이유는?

“지금 우리 사회에 내재된 사회 양극화‧저출산‧고령화라는 ‘3대 위기’를 극복해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다. 사회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국민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이고, 무주택자는 889만 가구로 전체 가구 수의 절반에 가까운 43.7%다. 평균 급여 171만원의 비정규직 또한 전체 임금근로자의 36.3%에 달한다. 합계출산율은 0.84명으로 지속가능한 국가로서의 생존이 힘든 비상 상황이다. 향후 30년이 지나면 전국 226개 시‧군‧구 가운데 105개가 소멸된다는 보고도 있다. 고령화 비율 또한 16%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도정을 수행하며 3대 위기 극복을 위한 선도모델을 구축하고, ‘충남형 혁신’을 성공으로 이끈 경험과 노하우를 갖췄다.”

-출마 선언 슬로건이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이다.

“많은 분을 만나고, 의견을 들었다. 한결같은 말씀은 ‘내가 행복하지 않다’라는 것이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인데 나는 왜 이렇게 어려운가, 거리에 수많은 아파트가 있는데 내 집은 왜 없는가, 일자리는 는다고 하는데 나는 왜 일자리 구하기가 어려운가. ‘내가 어렵고 힘든데 국가가 잘사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는 국민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할 때다. ‘지금 나는 행복한가? 내 삶의 행복은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 국민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해답을 찾는 정치를 하겠다는 의미다.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새로운 정치가 필요하다.”

-‘충청대망론’의 실체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충청대망론은 지금까지 특정 지역의 권력 독점 혹은 지역 정치와는 전혀 다른 정치적・역사적 의미가 있으며, 충청이 대한민국 통합과 미래의 중심이라는 ‘충청인의 자부심’이 담겨 있다. 충남 인구가 220만명이며, 충청권 인구는 550만명이다. 호남 인구를 넘어섰다.

‘충청 홀대론’에 기댄 ‘지역주의 구호’는 결코 아니다. 국가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충청권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은 ‘통합과 미래’를 화두로 한 충청인들의 의지가 결집한 것이 바로 충청대망론이라 생각한다. 대선 때 반짝 등장했다가 사라진 과거의 충청 대망론(캐스팅 보트 역할)과 지금의 충청대망론은 아예 다른 것이다. 감성적 정치 논리와 지역주의를 넘어 ‘정책 플랫폼 차원’의 진정한 충청대망론이 실현될 수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충청대망론 적임자로 거론되고 있다.

“충청에서 충청인들과 함께하고, 충청의 이익을 대변해 온 사람이 충청대망론을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충청에서 태어나, 자라고 성장했다. 천안에서 변호사 사무실도 처음 문을 열었고, 국회의원 4선, 도지사로서 일할 기회를 주신 것도 늘 지역민, 충청인들과 함께 해온 덕분이라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을 충청대망론에 거론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윤 전 총장 본인이 직접 말한 적은 없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충청의 이익을 대변한 적이 있는지, 충청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생각해보면 그런 적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 전 총장을 충청대망론에 언급하는 것은 550만 충청민에 대한 모독이다. 윤 전 총장이 대망을 꿈꾸는 건 자유지만 현실정치의 벽은 높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충남도
양승조 충남도지사 ⓒ충남도

 

-국가균형발전을 가로막는 수도권 개발에 대한 생각은.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하지만, 지방소멸 위기 앞에 3기 신도시를 만드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3기 신도시가 끝이 아니라, 4기 5기 신도시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마음으로는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라도 하고싶은 마음이다. 3기 신도시는 결국 수도권 집중 현상을 강화하는 꼴이다. 지금도 국민의 50%가 수도권에 몰려있는데 대규모 공공주택을 서울에 지으면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다.

서울에서 철도나 고속도로로 1시간 이내 출퇴근이 가능한 천안이나 아산, 진천이나 강원 원주 정도에 공공주택을 짓고, 이사 가는 국민에게 유류비나 교통비를 보전하는 것이 훨씬 나은 정책이라 생각한다.

강력한 지방분권, 수도권 규제가 국가균형발전을 이끌 것이다. 지역이 독자적으로 발전하는 분권, 즉 ‘재정분권의 현실화’가 우선돼야 하며, 수도권 공장총량제와 같은 규제 강화를 통해 지방 소멸을 막아내야 한다.”

-충남은 여성가족부가 매년 발표하는 지역 성평등지수에서 최하위를 차지하고 있다. 성평등지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은.

“‘충남도 성평등지수는 현재 4등급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우선 실천 가능한 지표부터 개선해 2021년 이후에는 3등급 이상으로 향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충남도 성평등지수가 하위권인 이유는 서북부권에 대기업이 편중돼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여성고용률이 낮고 성별임금격차에 따른 공적연금 여성가입자 비율과 여성관리자 비율이 매우 저조하기 때문이다. 어촌지역이 많은 지역 특성과 여성고령인구 증가, 고학력 젊은 여성의 외부 유출로 인한 평균교육년수 성비, 여가활동 시설 부족 등으로 여가시간 성비가 낮게 나타나고 있다.

도청 차원에서는 올해 1월 기준 충남도 5급 이상 여성공무원 비율은 14.2%로 이를 높이기 위해 승진·전보 시 여성 할당 보직 관리 및 심사승진 인원의 20% 범위 우대선발 등 여성 배려 인사 정책 추진 중이다.

양성평등 실현과 성평등지수 향상을 위해 시군 및 관계기관과의 협력이 중요하다. 성평등 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성인지 관점과 정책 역량을 가진 여성들이 현재의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성평등 정책을 개선·혁신하는 거버넌스의 과정이 중요하다. 앞으로 젠더거버넌스 확대 등 다양한 성평등 정책을 발굴·확대하고 여성들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과 남녀차별 없이 가사와 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서 성평등지수를 높여 나갈 계획이다.”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이 무엇인가.

“단연코 사회 양극화의 해소와 저출산 문제 해결이라고 본다.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저출산 문제가 지속되면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 부르고, 여건만 되면 이민가고 싶다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다. 심각한 자살률, 빈부 격차, 끊어진 계층 사다리 같은 사회 양극화로 비롯된 다양한 문제들이 결국 저출산으로 직결된 것이다.

충남은 사회 양극화와 저출산‧고령화를 의제로 삼고 시대정신에 가장 빠르게 발맞춰왔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 대선의 시대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사람은 바로 저, 양승조라 할 수 있다.

‘나의 행복’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행복,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질 것이다. ‘내가 행복한 대한민국’에서 시작해 ‘모든 국민이 더불어 잘사는’ 대한민국이 될 때까지, 반드시 승리해 제 역할을 해 나가겠다.”

*양승조 충남도지사 주요 약력

△1959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 광풍중·서울 중동고 졸업 △성균관대 법학과 졸업 △ 사법고시 37회·연수원 27기 △제17·18·19·20대 국회의원 △새정치민주연합 사무총장 △20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2018년 민선 7기 충남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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