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경찰위원회, ‘여성’이 안보인다
자치경찰위원회, ‘여성’이 안보인다
  • 이하나 기자
  • 승인 2021.06.04 05:39
  • 수정 2021-06-04 0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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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가정폭력 업무 맡지만
자치경찰위 여성 비율 저조
경찰법에 성평등 명시했으나
경북만 여성 위원 3명 채워
부산, 대전, 강원, 경남 자치경찰위원회에는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열린 강원도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 ⓒ강원도
부산, 대전, 강원, 경남 자치경찰위원회에는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열린 강원도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 ⓒ강원도

오는 7월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 17개 시‧도 중 14곳에서 자치경찰위원회(이하 위원회)가 출범했다(5월25일 기준). 대부분 지자체 위원회는 남성 위원으로 채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위원 비율은 10% 수준으로 ‘경찰법’이 정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자치경찰제는 전체 경찰사무 중 지역주민의 생활과 밀접한 생활안전(아동·청소년 포함), 교통, 지역경비 분야 업무를 시·도지사 책임 아래 경찰이 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다.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통해 구체화된 자치경찰 사무는 주민안전을 위한 순찰, 긴급구조지원, 아동·청소년·노인·여성·장애인 보호 및 성폭력 예방, 교통 지도단속, 다중운집 행사 관리 등이다.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가정폭력과 공연음란범죄, 성적 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행위 범죄에 대한 수사 사무도 담당하게 된다. 위원회는 시·도경찰청의 자치경찰사무를 관장하며 인사, 예산, 장비, 통신 등에 관한 주요정책 및 그 운영지원을 결정하게 된다.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일보 기고를 통해 “자치경찰제는 주민의 치안수요를 국가와 지방이 협업 거버넌스를 구축해 대응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치안 업무 상당 부분이 여성·청소년 등 사회적 약자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적 관점의 치안체계와 서비스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면에서 다른 어떤 위원회보다 시·도자치경찰위원회에 여성위원 참여는 매우 긴요하다. 양성평등기본법 규정을 적용하면 위원회에 3명의 여성위원 참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자치경찰법은 시·도자치경찰위원회의 정원을 총 7명으로 하되, “특정 성이 10분의6을 초과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19조)고 규정하고 있다. 법에 따라 자치경찰위원회 위원 7명 중 최소 3명은 여성으로 채워야 하지만 17개 시‧도 위원회 가운데 4곳은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다. 

그러나 5월 25일 현재 자치경찰위원이 출범한 지자체(강원·경남‧경북·광주·대구‧대전·울산‧전남‧전북‧제주‧충남·충북)를 분석한 결과 여성 위원은 총 17명(20%)에 그쳤다. 

여성위원 3명을 채운 위원회는 경북, 단 1곳뿐이다. 경북은 윤경희 전 사단법인 포항여성회 회장, 이순자 전 영남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 박현민 변호사 등 여성 위원이 3명으로 최다를 기록했다.

광주(송지현 변호사 겸 여성의전화, 문기전 광주YMCA 사무총장), 대구(양선숙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경미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울산(김옥수 전 여성긴급전화 울산센터장, 성군희 변호사), 제주(백신옥 변호사, 이신선 서귀포YWCA 사무총장), 충북(고숙희 대원대 총장, 김학실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등은 여성 위원이 각각 2명이다.

인천(원혜욱 인하대학교 대외부총장), 전남(유숙영 순천여성상담센터장), 전북(양기진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충남(이상희 변호사)은 각 1명이다. 

부산, 대전, 강원, 경남 자치경찰위원회에는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이슈리포트 '젠더 잇:다'에서임선희 활동가는 “위원회가 지역의 자치경찰에 대한 임용권, 감사권을 가지고 있는 것은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어 위원회의 다양한 구성과 관점이 반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경찰법은 위원회 구성에 있어서 특정 성 초과에 대한 항목과 인권문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있는 위원 포함에 대한 항목을 노력 조항으로 두고 있다”면서 “이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과정에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참여를 보장해야한다는 ‘양성평등기본법’을 미흡하게 받아들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치경찰 운영에 있어서 독립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자치경찰 업무 분야에 성평등 관점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자치경찰위원회에 여성과 시민단체, 시민의 참여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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