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운수노조, 25일 콜센터 노동자 건강실태조사 결과 발표
“건강장해 예방 제도 필요”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1339 콜센터에서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공동취재사진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명 중 2명은 고객으로부터 성희롱 피해를 겪었다고 조사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25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열린 ‘콜센터 노동자 노동 건강실태 발표 및 해결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고객센터 노동자 1397명이 10월30일부터 11월19일까지 온라인으로 조사에 참여했다. 

그 결과 콜센터 노동자의 신체·정신 건강이 위태로운 것으로 드러났다. 우울증을 겪은 노동자는 전체의 80.3%였다. 우울증 평가 척도인 ‘PHQ-2’를 기준으로 우울증 ‘위험군’에 속하는 이들은 전체의 80%를 넘었다. PHQ-2는 총점 6점 중 2점 이상일 경우 우울증 위험군에 속한다. 정상군에 속하는 이들은 19.7%에 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콜센터 노동자 10명 중 8명은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발표했다. ⓒ공공운수노조
입사 후 72%가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다. ⓒ공공운수노조

72%가 입사 후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다. 콜센터 업무 특성상 ‘귀 질환’을 겪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41.4%였는데, 이는 제조업에 속한 노동자들보다 높은 비율이라고 노조는 설명했다. 이 밖에 ‘소화기계’(37.5%), ‘호흡기계’(34.1%), ‘신경정신계’(29.9%), ‘비뇨기계’(28.6%) 응답도 이어졌다.

응답자의 88.1%는 고객으로부터 인격무시 발언을 들었고, 85%는 욕설을 들었다. 고객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는 응답률도 22.5%에 달했다.

일평균 휴게시간은 20분 미만(25.2%), 5분 미만(20.7%), 30분 미만(20.1%), 10분 미만(16.5%), 1시간 미만(17.5%)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감정노동에 따른 우울증, 직무소진과 직무스트레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건강장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감정노동과 근골격계질환, 직무스트레스 모두 쉼과 여유 없이 몰아치는 노동 강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서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노동강도와 작업환경 개선은 전적으로 원청에 의해 결정된다. 고객센터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공공기관에 의한 고객센터 직접 운영이 전제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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