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권위, “성차별적 미스코리아대회 폐지 요구” 진정 각하
[단독] 인권위, “성차별적 미스코리아대회 폐지 요구” 진정 각하
  • 대구=권은주 기자
  • 승인 2021.05.28 18:47
  • 수정 2021-05-29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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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대상 없어... 조사대상 아니다” 판단
“실질적 점검체계 필요” 별도 의견표명
일 대구 지역 여성단체들이 지역 축제에서 열린 미인대회에 반발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뉴시스·여성신문
지난 2019년 6월 3일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대구 지역 여성단체들은 대구시, 경상북도, 대구 동구청이 미인선발대회가 포함된 지역축제에 예산을 지원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시스·여성신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성차별적인 미스코리아대회에 지자체 예산 지원을 중단하라”는 취지의 여성단체의 진정을 2년 가까이 검토한 끝에 각하했다. 다만, 지자체 사업 운영에 성인지 관점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점검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표명을 냈다.

각하란, 진정이 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사건을 조사·검토하지 않고 돌려보내는 결정을 뜻한다. 인권위는 여성단체의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사)대구여성의전화, (사)대구여성회 등은 지난 2019년 6월 대구시, 경상북도, 대구 동구청이 ‘미스대구선발대회’가 포함된 ‘2019 내 고장 사랑 대축제’에 예산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미인선발대회는 헌법에 규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사”라며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성차별적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미스대구선발대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대구시, 경상북도, 대구 동구청과 행사 주최사를 상대로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이 진정에 대해 “미스대구선발대회가 차별행위 여부의 확인을 위한 비교 대상이 없으므로 이 사건이 차별행위 진정사건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1호 규정에 따라 각하 판결을 내린다고 결과를 통보했다.

다만, 인권위는 별도 의견 표명을 통해 “여성의 신체를 등급화하고 전시하는 미인선발대회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을 고려해 지자체의 예산지원 등 사업운영과 관련한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지자체장이 ‘예산이 집행되는 목적, 내용, 영향 등을 고려하여 시민의 인권을 존중하고 성평등에 기여할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성별영향평가와 성인지예산 등 정책 및 사업운영에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 있음에도 미인선발대회 등 매년 동일한 내용의 지역축제사업이 운영됐다는 것은 지자체 사업운영에 성인지적 관점이 충분히 반영되고 실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실질적인 점검체계를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여성 외모 평가하는 미인선발대회 자체가 성차별”

대구 지역 여성‧시민단체는 인권위의 각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인권위의 결정은 여성의 외모를 평가하는 미인선발대회 자체가 성차별이라는 진정인들의 진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유감스러운 결과”라며 “행사를 주관·주최한 대구한국일보와 대구한국일보 엠플러스 매거진은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성차별적인 행사를 수십 년 동안 지속적으로 진행해 여성을 상품화하는 비윤리적이며, 비인권적인 관습을 계속 재생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인권위의 별도 의견 표명에 대해서는 “이번 기회를 통해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사업 전반에 대해 ‘성평등 실현에 기여할 책무의 실질적 이행과 관련한 점검’을 신속히 실행하기 바란다”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여성에 대한 외모 평가의 잘못된 성차별적 문화에 경각심을 불러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신문이 대구시에 확인한 결과, 시는 지난해 미인선발대회가 포함된 지역축제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동구청은 장소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경상북도는 도비 5000만원을 지원하고 행정부지사는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것으로 드러나 경상북도의 성평등실현을 위한 제도적 기반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21년 미스코리아 대구경북선발대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1년 미스코리아대구경북선발대회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2021미스코리아대구경북 홈페이지 캡쳐
2021년 미스코리아대구경북선발대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21미스코리아대구경북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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