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화물노동자, 쌍용C&B 공장에서 폐지 더미에 깔려 숨져

"사고 직후에도 작업 계속…잘못 인정하지 않고 책임 전가만"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인의 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청원인의 글

쌍용C&B 공장에서 화물 노동자가 폐지 더미에 깔려 숨진 사건과 관련해 숨진 화물 노동자의 딸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글이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26일 오전 9시 15분께 세종시 조치원에 있는 쌍용C&B 공장에서 50대 A씨가 컨테이너에 실린 제지를 내리던 중 수백kg이 넘는 폐지 더미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A씨는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돼 장기 손상, 넓적다리부 골절 등으로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다음 날인 27일 숨졌다.

청원인은 "컨테이너에 실려 있던 화물이 여러 차례 떨어진 적도 있었지만, 인명 사고가 없다는 이유로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하지 않았다"라며 “노동자들은 현장에서 힘이 없어 문을 개폐하라면 하고, 하지 않으면 일을 안 주거나 작업 순번을 끝으로 하거나 출입을 못 하게 하는 등 불이익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고가 있었던 당일,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똑같은 위험한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갔고 작업을 재개해야한다며 사고현장을 훼손했다"며 "부당한 사고를 만들고 사람을 죽인 회사는 본인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발뺌하며, 책임 전가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열심히 살다가신 저희 아빠를 위해, 아직까지도 안전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고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며 일하시는 남은 화물운전기사분들을 위해, 더 이상은 어느 누구도 희생당하지 않게, 회사가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고 위험한 작업환경을 개선할 수 있게 힘이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글은 하루 만에 8234명이 청원에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지난 27일 성명문을 내고 "상하차 업무는 화물노동자의 업무로 분류되지 않는다"면서도 "회사 측의 비용 절감과 관행이라는 이유로 (화물노동자가) 직접 작업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노조 측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쌍용C&B 측은 사고 이후에도 아무일 없다는 듯이 동일한 방법으로 작업을 재개 했다. 

한편, 경찰은 회사 측에서 관리 규정 등 안전 사항 위반 여부가 있었는지 현재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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