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방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국방부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성추행 혐의를 받는 피의자 선임 부사관이 구속됐다. 군검찰은 피의자 장 모 중사를 상대로 성추행 상황을 원점에서 수사하고 회유와 은폐 가담자도 소환할 예정이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일 오후 10시 30분께 ‘군인 등 강제추행 치상’ 혐의로 장 모 중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중사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있는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즉각 구속 수감됐다.

장 중사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약 한시간 반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검찰단은 장 중사의 성추행을 비롯해 20비행단 소속 상관들의 회유와 사건 은폐 시도, 20비행단 군사경찰의 초동 부실 수사 의혹 등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3일 군 관계자는 “어제 구속된 피의자를 상대로 당시 성추행 상황을 원점에서 수사할 것”이라며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은폐·회유·협박에 가담한 정황이 있는 군인들을 모두 소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청원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공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 내 은폐, 회유, 압박 등으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고 썼다.

검찰단은 공군본부 차원의 조처에 문제는 없었는지, 피해자가 사건 이후 두 달여간의 청원휴가를 마치고 옮긴 15특수임무비행단이 피해자 보호에 미흡한 부분이 없었는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20비행단과 15비행단 소속 간부와 지휘관 등 관련자들에 대한 추가 구속 수사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속하게 수사를 진행하되, 공정성과 객관성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서 장관은 또 피해자 부모와 면담하면서 “군검찰 중심으로 하나하나 (수사)하게 되는데 민간전문가들도 참여하고 도움을 받아 가면서 투명하게 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충남 서산 공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A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인 B중사로부터 회식 자리에 불려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다음날 부대에 신고했다. A중사는 자발적으로 부대 전속을 요청하고 이틀 뒤 두 달여간 청원휴가를 갔다. A중사는 지난 18일 청원휴가를 마친 뒤 전속한 부대로 출근했지만,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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