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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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온라인 쇼핑몰 옥션∙G마켓∙G9을 운영하는 국내 이커머스 업계 3위, 오픈마켓 1위 업체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진행된다.

본입찰에 참여할 후보는 롯데쇼핑, 신세계그룹 이마트, 홈플러스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오픈마켓 '11번가'를 운영하는 SK텔레콤 등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12% 정도로 추산된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시장점유율 1위 네이버(18%), 2위 쿠팡(13%)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유통업계의 오랜 맞수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는 약세인 신세계와 롯데가 치열한 경합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의 경우는 네이버의 참여 여부가 변수다.

신세계는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지분 맞교환을 통해 온·오프라인 쇼핑 동맹을 맺었다.

신세계와 네이버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식을 계획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세계가 최대 주주가 되고, 네이버가 2대 주주가 되는 식이다.

최근 미국 증권 시장 상장으로 5조원 실탄을 장전한 쿠팡에 맞서 유통 시장 영향력을 더 확대할 필요가 있는 두 기업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힘을 합치는 건 자연스럽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인 SSG닷컴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원이다.

네이버는 27조원, 이베이코리아는 20조원이다.

신세계가 네이버와 힘을 합쳐 이베이코리아를 품게 되면, 약 55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쇼핑 연합이 탄생한다.

쿠팡(22조원)을 압도하는 것은 물론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 161조원 중 3분의1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롯데그룹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주목해야 한다.

롯데 이커머스 부문은 지난 4월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 출신 나영호 신임 대표 체제로 새출발했다.

또, 롯데쇼핑은 지난해부터 진행한 점포 효율화 작업 등으로 인수 자금은 충분히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에 이어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나중에 되팔 때 몸값도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를 자회사로 둔 SK텔레콤은 '탈 통신' 가속을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SK텔레콤과 MBK파트너스가 손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두 회사 모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발언은 하지 않고 있지만 신세계와 네이버의 연합전선이 모습을 드러냈기 때문에 이들도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가격이다.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으로 5조원대를 생각하지만 인수 효과와 추가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것으로 평가하는 인수 후보자들이 얼마를 써낼지가 관건이다.

3조원 중반대 금액이 현실적이라는 게 입찰 참여 기업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큰 돈을 써서 인수했다가 악화한 재무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승자의 저주'도 생각해야 한다.

입찰 가격이 이베이코리아의 맘에 들지 않으면 또 입찰을 연기할 수도 있고, 관심이 예상보다 클 경우 더 좋은 가격을 받아내기 위해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딜이기 때문에 이베이코리아나 입찰 참여 기업 모두 조심스럽게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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