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여성연대 “‘미스 강원’ 폐지해야” 촉구
양양군청, 올해 대회에 예산 2400만원 지원

 

김진하 양양군수가 ‘미스 양양’으로 선발된 지원자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양양군청
김진하 양양군수가 지난달 13일 양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1 미스 강원 선발대회’에서 ‘미스 양양’으로 선발된 지원자에게 트로피를 건네고 있다. ⓒ양양군청

강원 지역 여성단체가 미인대회에 대한 지자체 예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원여성연대(상임대표 정윤경)는 17일 성명을 내고 최근 양양군에서 열린 ‘2021 미스강원 선발대회’에 대해 “외모로 점수를 매기고 여성의 가치를 폄하하는 행사”라며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홍보라는 목적으로 미인대회 예산으로 쓰인 도민의 세금은 여성을 성상품화하는 미인대회가 아니라 여성의 권익과 지위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행사나 정책수립, 지자체의 성인지 감수성을 높이는 데 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강원도 양양군은 지난달 13일 양양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2021 미스 강원 선발대회’에 군 예산 2400만원을 지원했다. 이 행사는 강원일보가 주최하고, 하이트진로가 협찬했으며, 양양군과 LG헬로비전 후원으로 열렸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이날 무대에 올라 ‘미스 양양’으로 뽑힌 수상자에게 어깨 띠와 트로피를 건넸다.

그동안 지자체가 미스코리아를 비롯한 미인대회에 예산을 지원하는 관행이 지속돼 비판이 제기됐다. 경상북도와 청도군은 지난해 열린 ‘미스 경북 선발대회’에 각각 5000만원, 1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가 “미인대회 예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지자체의 미인대회에 대한 예산 지원에 대해 “여성의 신체를 등급화하고 전시하는 미인선발대회의 사회적 의미와 영향력을 고려할 때 지자체장의 예산지원 및 사업운영의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별도 의견을 표명했다. 

해당 진정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과 (사)대구여성의전화, (사)대구여성회 등이 지난 2019년 6월 대구시, 경상북도, 대구 동구청이 '미스대구선발대회'가 포함된 '2019 내 고장 사랑 대축제'에 예산을 지원한 것과 관련해 "미인선발대회는 헌법에 규정한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사"라며 "여성의 성을 상품화하고 성차별적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미스대구선발대회를 중단해야 한다"고 대구시, 경상북도, 대구 동구청과 행사 주최사를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인권위는 이 진정에 대해 "미스대구선발대회가 차별행위 여부의 확인을 위한 비교 대상이 없으므로 이 사건이 차별행위 진정사건의 조사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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