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해당 물류센터가 폐쇄됐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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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튀김 갑질 사망 사건'과 관련해 쿠팡이츠의 서비스 이용약관에 대해 중소상인∙시민사회단체가 공정위에 불공정약관심사를 청구한다.

쿠팡이츠는 미국인 봄 킴(한국명 김범석)이 만든 이커머스 기업 쿠팡의 배달 대행 서비스다.

서울 동작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A씨는 지난달 8일 B씨로부터 쿠팡이츠를 통해 주문한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이 이상하다며 전액 환불 요구를 받았다.

A씨는 문제가 된 1개만 환불해주겠다고 했고, 불만을 품은 B씨는 앱에 비방 리뷰와 별점 1점을 게시했다.

B씨는 이후로도 매장에 수 차례 전화해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라,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냐”고 말하는 등 고성을 질렀다.

쿠팡이츠 측은 중재하기는커녕 "고객이 다시 한번 통화를 해야겠다고 한다", "(고객이) 기분이 안 좋아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며 B씨의 요구사항만을 전달했다.

쿠팡이츠 측과 통화를 하던 중 A씨는 쓰러졌고, 병원에 실려갔다.

A씨가 쓰러져 사경을 헤매는 중이라고 알렸는데도 쿠팡이츠 측은 연락해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전달해달라", "추후에 좀 조심해달라"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지난달 말 사망했다.

유족들은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며 그의 사망이 B씨의 항의와 쿠팡이츠의 압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이츠의 만행은 이뿐만이 아니다. 

비슷한 일로 고통을 받은 한 점주는 쿠팡이츠에 블랙컨슈머가 남긴 댓글을 보이지 않게 블라인드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쿠팡이츠는 그러나 "권위 있는 분이 봐야 한다"며 맞춤법, 특수문자까지 트집잡아고 50여차례에 걸쳐 메일을 보내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28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츠의 서비스 이용 약관 개선을 촉구했다.

박승미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은 문제가 된 쿠팡이츠 판매자용 약관 8조에 대해 "점주들이 정확한 해지 사유 등을 알수 없게 약관이 규정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조항은 '판매자의 상품이나 고객서비스 품질에 대한 고객의 평가가 현저히 낮다고 회사(쿠팡이츠)가 판단하는 경우, 거래한 고객으로부터 민원이 빈발해 판매자로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등에 쿠팡이츠 측에서 주의부터 계약해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은 약관 9조 등에 대해서도 "시정기회 부여 절차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해 판매자가 이의를 제기하거나 소명할 기회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사회경제1팀장은 "계약해지를 당하지 않기 위해 점주는 블랙컨슈머의 요구를 들어줘야 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며 "쿠팡이츠는 여러가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구체적 내용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정위에) 쿠팡와 쿠팡이츠에 대한 불공정 신고가 여러 건 들어가있지만 1년이 넘도록 제대로 된 심사 결과가 나오지않고 있다"며 "이번에야말로 불공정 약관을 심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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