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언어 더 쉽고 가깝게] 생활SOC가 뭔지 아시는 분?
[공공언어 더 쉽고 가깝게] 생활SOC가 뭔지 아시는 분?
  • 박성희 전문위원 / W경제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7.09 10:54
  • 수정 2021-07-09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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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생활SOC추진단

<생활SOC 네이밍 및 슬로건 공모>. <2021년 생활SOC 공모전>. 올 들어 국무조정실 생활SOC추진단(www.lifesoc.go.kr)에서 마련한 행사다. 앞의 것은 지난 2월 8~21일 실시했고, 뒤의 것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안내문을 보면 생활SOC의 내용에 대해서만 얘기할 뿐 정작 SOC가 어떤 말인지에 관한 설명은 없다.

생활SOC추진단 누리집에 따르면, 정부는 2018년 8월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지역 균형발전, 일자리 창출 등 일석삼조 효과가 있는 ‘지역밀착형 생활SOC’ 개념을 도입했다. 누리집에서는 ‘생활SOC’에 대해 ‘보육· 의료· 복지· 교통· 문화· 체육시설· 공원 등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는 모든 시설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먹고, 자고, 자녀를 키우고, 노인을 부양하고, 일하고 쉬는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필수 인프라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SOC는 Social Overhead Capital의 약자다. 우리말로는 ‘사회간접자본’ 혹은 ‘사회기반시설’로 불린다. 도로· 항만 ·철도 등 생산 및 소비의 지원과 촉진을 위해 필요한 자본(시설)이다. 생산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건 아니지만 재화 및 서비스 생산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는 뜻에서 ‘사회간접자본’으로 해석되다가 2005년 관련법이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으로 바뀌면서 ‘사회기반시설’과 ‘사회간접자본’이 함께 쓰인다.

생활SOC는 그러니까 도로· 항만· 철도같은 기존의 대형 사회기반시설이 아닌 생활밀착형 기반시설을 뜻하는 셈이다. 2021년 관련 예산은 생애·돌봄(0.9조), 여가·활력(4.6조), 안전·안심(5.5조) 등 총 11.0조원. 서울시 예산(40.1조원)의 27%에 달하는 금액이다. 세부내역은 국공립어린이집과 공공요양시설· 체육관· 수영장· 군단위LPG배관망· 주거지주차장 확충 등이다.

경제용어엔 유독 영어 약자가 많다. R&D(Research and Development) M&A(mergers and acquisitions) 등. R&D는 연구개발. M&A는 인수합병이라고 쓰면 될 것을 아무 설명 없이 R&D, M&A라고 쓴다. 당연히 알아야 한다는 듯이. 널리 쓰이는 만큼 따로 공부할 필요가 있겠지만 다른 곳도 아닌 공공기관에선 우리말 옆에 영어약자를 붙이거나 영어약자 옆에 우리말을 붙여줘야 하지 않을까. 일반 국민들의 문해력이나 독해력을 감안하지 않은 영어줄임말 남발은 사대사상에 다름 아니다.

생활SOC는 ‘생활기반시설’ 혹은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로 풀어쓰면 될 일이다. <생활SOC 네이밍 및 슬로건 공모> 또한 <생활기반시설(생활SOC) 이름 및 표어 공모>라고 해야 마땅하다. 생활SOC 설명에 들어 있는 ‘인프라’ 역시 ‘산업기반’이라는 순화어로 바꿔 쓸 수 있다. 홈페이지를 누리집, 양각을 돋을새김이라고 쓰는 것처럼 바꿔 쓰자고 마음 먹으면 얼마든지 쉽고 편한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다.

ⓒ국무조정실 생활SOC추진단
ⓒ국무조정실 생활SOC추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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