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 석철주 작 ‘신몽유도원도 21-26’
[이 작품] 석철주 작 ‘신몽유도원도 21-26’
  • 박성희 전문위원 / W경제연구소 대표
  • 승인 2021.07.30 19:16
  • 수정 2021-07-30 1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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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철주 작 ‘신몽유도원도 21-19’(캔버스+아크릴릭+젤, 117x91cm, 2021) ⓒ석철주
석철주 작 ‘신몽유도원도 21-19’(캔버스+아크릴릭+젤, 117x91cm, 2021) ⓒ석철주

 

<작가의 말(나의 산수화)>

언제나처럼 청전선생님의 풍경화 그림을 볼 때면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할 수가 없다. 홍안의 얼굴로 선생님 댁을 들어섰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이제는 굵은 주름의 칠순을 훌쩍 넘긴 내 모습과 그림을 그리시던 생전의 선생님 모습이 교차하면 내 눈에는 옅은 안개가 낀다.

선생님 댁과 우리 집은 100m 정도로 가까웠고, 목수이셨던 아버님은 청전선생님 댁의 집수리는 도맡아 하셔서 형님 아우 하는 막역한 사이였다. 중학생 시절 야구선수의 꿈을 키우던 중 불우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운동을 접어야 했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던 때 아버님 손에 이끌려 청전선생님을 뵈었다.

하루는 직접 집에 오셔서 지물포에서 초배지를 사오라고 하시고 그 위에 방안에 아무렇게나 굴러다니던 몽당붓으로 난초 한 폭을 그려 주시곤 아무 설명도 없이 그려 보라 하시고 댁으로 가셨다. 그렇게 몇 번의 채본을 받아 열심히 모사해 갖고 올라가 보이고, 지적을 받기를 6개월이 된 뒤에야 청연산방에 들어갈 수 있었다.

어느 날, 난초화분 하나를 내어 주시면서 난을 키우고, 난의 성장을 보면서 잎의 외형만 보지 말고, 난의 생명력과 자생력을 사생을 통해 알아 볼 수 있게 하라고 하셨다. 열심히 그리기만 하면 된다는 내 생각을 읽고 하신 말씀이었는데, 그땐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생각을 가지고 물체를 대하고, 대하는 느낌이 그림에 묻어날 수 있게 노력하라는 가르침이셨다.

내 나이 20세 때 선생님의 허락도 받지 않고 국전 공모전에 출품하기 위해 문 밖으로 몰래 작품을 가져 나가다 선생님께 들켜서 꾸지람과 문제점을 지적 받았다. 그 때 내 그림은 풍경 속에 점경인물(스님)이 산사로 걸어가는 모습이었다. 선생님 그림 속에 인물은 없어도 되니 하시며 필요치 않은 것은 굳이 넣지 말고 비우라는 비움의 미학을 말씀해 주셨다. 묘사만 잘하려 애쓰는 나에겐 큰 지적이었고, 돌이켜 보면 자연의 숨결, 시간의 흐름, 계절의 느낌을 화폭에 담는 것이 사물이나 인물의 묘사보다 우선이어야 한다는 가르침이었다.

나의 그림 신몽유도원도는 안견이 그린 몽유도원도에서 이름을 빌어 왔지만 그 속에는 스승님의 숨결과 내 모습을 한 곳으로 표현했다. 뫼와 골, 숲과 시내는 고산준령의 위엄과 심산유곡의 정한을 보이다가도 이내 솜털같이, 깃털같이 아득하게 흩어진다. 시간의 흐름처럼 아득하게 흩어졌다가는 또 웅혼하고 오묘한 자연의 절경으로 되살아난다. 그리곤 구름에 달 가듯 흘러간다. 그 속의 철학은 지나간 과거는 지나갔으니 없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없고, 현재 또한 자꾸만 지나는 찰나일 뿐이라는 ()’을 설명하기에 적절한 말이다. 하지만 지나간 것이 있기에 현재라는 개념이 있고, 미래가 있기에 현재 또한 있는 법이다. 이것이 있으매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매 이것이 있다는 연기(緣起)야말로 우리 존재에 대한 이해를 보다 확실히 해주고 있지 않은가.

 

<작가 약력>

추계예술대학교 미술학부 동양화과 졸업

동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졸업

1990-2015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

2015-현재 추계예술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명예교수

 

<수상>

1971~1979 국전 6회 입선

1979~1981 중앙미술대전 연3회 특선

1990 9회 미술기자상 수상

2010 2회 한국평론가협회 창작부문 대상 수상

1997 6회 한국미술작가상 수상

 

<개인전>

1985 서울갤러리, 서울

1990 동산방, 서울

1992 학고재, 서울

2009 박영덕화랑, 서울

2016 현대화랑, 대만 등 20여회

 

<단체전>

2002 ‘아시아 세기를 열며 PARTII 한국화의 현재카소갤러리, 오사카, 일본

2004~06 4,5,6한국현대미술제예술의전당 미술관, 서울

2007 ‘한국화 1953~2007서울시립미술관, 서울

2008 ‘코리안 뷰티두 개의 자연국립현대미술관, 서울

2018 18 ‘’PAF 2018 In Paris' Bastile Design Center, 파리, 프랑스 등 100여회

020

<작품 소장>

국립현대미술관, 성곡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국회의사당,

삼성의료원, 경기도미술관, 두바이대사관, 삼성리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

,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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